전운 감도는 '마이크로RGB' TV 시장…삼성 공세에 LG '긴장'
OLED 독주 체제 흔드나... 삼성·LG, CES서 마이크로 RGB ‘정면 승부’ 삼성은 최상위 편성, LG는 OLED 하위급... 같은 기술 다른 마케팅 전략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프리미엄 TV 시장에 마이크로 RGB TV라는 새 아이템이 등장하며 기존 TV 시장 최강자 LG전자가 긴장하고 있다. 프리미엄 TV는 LG전자의 주력제품인 올레드(OLED) TV가 절대강자로 군림했는데, 마이크로 RGB가 같은 프리미엄군에 들어오며 경쟁의 강도가 높아지게 됐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내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나란히 마이크로 RGB TV를 공개한다. 경쟁사가 동일한 신기술을 같은 무대에서 동시에 선보이면서, 양사 기술력의 정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RGB TV는 백라이트에 초소형(마이크로급) 적·녹·청(RGB) LED를 촘촘히 배치해 색·밝기·명암 제어를 극대화한 차세대 프리미엄 LCD TV다. 마이크로 RGB TV는 OLED에 비해 밝기가 소폭 떨어지지만 최고수준의 색 구현력을 갖고, 번인 위험이 없어 제품 수명이 길다는 점에서 우위를 갖는다.
마이크로 RGB가 OLED보다 대형화에 용이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중국 하이센스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이미 '미니 RGB TV'로 100인치 이상의 초대형 TV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삼성과 LG는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마이크로 RGB 기술로 국산의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OLED 시장 양분하는 마이크로 RGB... 삼성에는 기회?
LG전자 입장에서 마이크로 RGB TV의 시장 진입이 달갑지만은 않다. LG전자가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온 OLED의 프리미엄 시장을 양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LG는 2013년부터 대형 OLED TV 양산을 시작하며 수율, 공정 안정성, 번인 제어 기술을 축적했고, 소니·파나소닉 등 경쟁사에도 패널을 공급하며 OLED 생태계의 중심을 형성했다.
LG전자 TV 부문이 출하량에서는 삼성전자와 중국 하이센스, TLC에 이어 4위지만 매출 면에서는 글로벌 2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도 OLED TV 중심의 고부가가치 상품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 점유율은 약 52%, 매출 기준으로는 60%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마이크로 RGB TV는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이미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출시하며 LG전자보다 소폭 앞서고 있어, 마이크로 RGB TV가 OLED TV 수요를 양분하면 LG전자 수익성에 위협이 될 거란 분석이다.
기존에는 마이크로 RGB TV가 상업용 초대형 TV 시장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내년 CES에서 55인치부터 100인치까지 6종에 걸쳐 다변화된 사이즈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가정용 수요 흡수에 공격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출고가' LG전자 제품 더 저렴할 가능성 높아
다만 변수는 가격이다. 취재를 종합해보면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RGB TV가 LG전자의 OLED TV 보다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RGB TV를 자사 TV라인업의 가장 하이엔드로 분류하고 가격 역시 라인업 중 최고가를 형성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가격은 출시가 돼봐야 안다. 하지만 신제품인 만큼 자사 모델 중에서는 가장 하이엔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8월 출시된 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 115인치는 출고가가 무려 4500만원에 이른다.
반면 LG전자는 OLED TV를 자사의 하이엔드 모델로 확정시키고 새롭게 출시되는 마이크로 RGB TV는 하위 세그먼트로 둔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아직 LG전자 내부에서도 확정이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LG에서는 OLED를 가장 하이엔드 포지션으로 두고 RGB TV는 그 밑단으로 둔다는 기조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OLED보다 저렴하게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 RGB TV는 기본적으로 LCD다. LCD와 OLED는 구조자체가 다른 만큼 비슷한 느낌을 구현할 수가 없다. 마이크로 RGB TV가 출시된다고 해서 OLED 수요가 갑자기 그쪽으로 빠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LCD TV는 구조상 완벽한 블랙 구현이 불가능한데, 상대적으로 다른 컬러의 선명도가 떨어지게 느껴지기 때문에 명암 대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영화 시청 등 화질에 민감한 영역에서 OLED의 강점이 명확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마이크로 RGB TV를 100인치, 85인치, 75인치 세가지 사이즈로 출시하며 이보다 작은 사이즈는 기존 OLED가 커버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RGB TV를 OLED 하위 포지션에 두고 OLED가 커버하지 못하는 상업용 초대형 TV 수요를 RGB TV로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같은 마이크로 RGB TV를 두고 삼성전자는 OLED보다 우위 포지션으로, LG전자는 OLED보다 하위 포지션으로 두고 있어 양사의 상반된 마케팅 포인트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범용 사이즈에서 마이크로 RGB TV의 성능과 OLED TV 성능이 구체적으로 비교된 사례가 없으며, LG전자의 마이크로 RGB는 외부에 성능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나와봐야 아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CES에서 양사의 마이크로 RGB 성능 비교가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