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일본 벤치마킹, 해외는 한국 주도…편의점의 이중 전략
의류·화장품까지 확대되는 국내 편의점...일본식 운영 모델 닮아가 ‘한강라면’으로 상징되는 경험 소비...해외서 K-편의점 위상 강화 GS25·CU, 상품 수출·점포 확장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편의점이 의류와 화장품까지 상품군을 넓히며 일본식 운영 방식을 따라가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는 한국 편의점이 하나의 기준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을 벤치마킹해 진화한 한국 편의점이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기준이 되는 역설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지방의 한 GS25 매장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코너가 운영되고 있었다. 재킷과 팬츠, 티셔츠를 비롯해 벨트·속옷·양말까지 판매 중이었다. 이젠 편의점에서 의류를 구매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한편 일본은 오래전부터 편의점에서 스타킹, 이너웨어 등 간단한 의류와 소용량 화장품을 판매 해왔다. 반면 한국 편의점은 간편식(HMR), 디저트, PB(자체브랜드) 상품 운영 등에서 일본을 지속적으로 벤치마킹하며 성장 해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일본을 ‘편의점의 근본’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에는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편의점이 ‘꼭 방문해야 할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한강라면’이다. 원래는 한강공원에서 먹는 라면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편의점 라면 조리기로 직접 끓여 먹는 경험 자체를 지칭하는 말로 확장됐다. 이 경험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한국 편의점만의 상징적인 콘텐츠가 됐다.
이 같은 관심은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나란히 ‘1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편의점 상품이 단순 내수용을 넘어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GS리테일의 수출 실적은 지난 2017년 첫해 2억원에서 올해 15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수출 품목은 40여 종에서 600여 종으로 확대됐고, 대상 국가는 북미·유럽·중동·아시아 등 33개국에 이른다. 유어스, 리얼프라이스 등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주요 수출 품목이다. 국내에서 흥행한 상품이 해외 SNS를 통해 알려지며 수입 문의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BGF리테일 역시 지난 2019년 100만달러 수출의 탑을 받은 이후 6년 만에 10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연세 크림빵 시리즈’, ‘생과일 하이볼’ 등 편의점 특화 상품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CU는 몽골·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미국 하와이에도 매장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일본식 운영 방식을 참고해 의류와 화장품, 생활용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해외에서는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넓히는 이중 전략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한국 편의점은 일본을 참고해 기본적인 상품 운영 구조를 만들어 왔지만, 여기에 트렌드성과 경험 요소를 결합하면서 차별화를 이뤘다”며 “해외에서는 한국 편의점이 단순한 소매점이 아니라 K-푸드와 K-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어, 앞으로도 상품 수출과 점포 확장이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