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자율재편 시한 임박…여수·울산 산단 구조조정 윤곽 드러나나

여수 산단, LG화학·GS칼텍스 2호 재편안 제출 초읽기 여천NCC 감축 규모 놓고 한화솔루션·DL케미칼 이견 지속 울산 산단은 샤힌 프로젝트 반영 여부 두고 막판 셈법

2025-12-18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정부가 제시한 석유화학 업계 자율 사업재편안 제출 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산단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산 산업단지에서 첫 재편안이 제출된 데 이어 여수와 울산에서도 이르면 이번 주 중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여수산단의 핵심 사업자인 여천NCC는 공동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간 협의를 거쳐 NCC 설비 감축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근 에틸렌 원료 공급 계약을 마무리한 뒤, 현재 가동이 중단된 연산 47만톤 규모의 3공장 폐쇄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감축 대상과 규모를 두고 양측의 시각 차는 여전하다. DL케미칼은 이미 멈춘 3공장만으로는 수급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90만톤 규모의 1공장 또는 2공장 중 한 곳을 추가로 셧다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해당 의견이 최종 합의된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산단 차원의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수산단에서는 여천NCC 외에도 LG화학과 GS칼텍스가 사업재편안 초안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양사는 합작법인(JV)을 설립해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이 경우 설비 노후도가 높은 LG화학 제1공장의 가동 중단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과거 LG화학이 제2공장 매각을 시도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종 감축 대상은 변동될 여지도 남아 있다.

여수산단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641만톤으로 국내 전체의 절반에 가까워, 정부가 구조조정의 핵심 지역으로 지목해왔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간 통합 가능성이 언급되는 배경도 이 같은 생산 비중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측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LG화학

앞서 롯데케미칼은 대산산단에서 HD현대케미칼과 함께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에 나섰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감축 규모는 최대 110만톤 수준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재편안은 정부에 제출된 첫 사례로, 이후 산단별 논의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설정한 전체 NCC 감축 목표치는 270만~370만톤이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거론된 감축 물량을 합산하면 150만톤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추가적인 설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LG화학 여수 1공장이 중단될 경우 목표 상단에 근접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추가 감축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산단 역시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등 주요 기업들은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사업재편안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 울산산단의 에틸렌 생산량은 174만톤으로 다른 산단에 비해 규모가 작고 외부 조달 비중이 높은 만큼, 여수와 대산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감축이 이뤄질 경우 상대적으로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내년 완공 예정인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는 변수로 꼽힌다. 해당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에틸렌 생산능력이 180만톤 늘어나는데, 이를 감축 산정에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지를 두고 정부와 업계 간 해석 차가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한 감축 가이드는 분명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산단별 여건과 기업 간 이해관계가 크게 다르다”며 “설비 효율성뿐 아니라 재무 부담과 협력 구조까지 함께 고려해야 해 단기간에 일괄적인 해법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