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뒷談] 359만 ‘400원’ 초프리미엄 트라이폴드, 보험이 안된다고요?
초도·재입고 연속 완판 만든 ‘명품’ 희소성 전략 보험 제외·고액 수리비 논란…리스크는 소비자 몫?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삼성전자의 두 번 접히는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출시되자마자 시장이 묘하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명품’ 같은 초고가, ‘명품’ 같은 희소성 마케팅에 ‘명품’ AS나 소비자 보호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서입니다.
트라이폴드(512GB)의 출고가는 359만400원. 올 하반기 출시한 한 번 접히는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의 512GB 제품이 245만8800원이었으니, 삼성전자가 판매 중인 프리미엄 제품군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가격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지난 12일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온라인과 오프라인 초도 물량이 모두 매진됐습니다. 이와 같은 ‘완판 세례’에는 물량 자체를 제한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전국 20여 개 오프라인 직영 매장에 각 10~100대의 극소 물량만 배정했고, 온라인에는 1000여 대만 풀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재입고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17일 오전 10시 재입고 물량 판매가 개시된 후, 온라인 물량은 약 5분 만에 다시 매진됐습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현재 트라이폴드는 400만원 안팎의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가격보다는 ‘구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한 제품이 된 셈입니다.
다만 이 같은 명품식 희소성 마케팅에서 빠진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보험’입니다.
트라이폴드는 삼성전자의 파손 보험 상품인 ‘삼성 케어 플러스’ 가입 대상이 아닙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사례는 사실상 처음입니다.
보험 가입이 제한되면서 체감되는 리스크는 수리비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트라이폴드의 외부 커버 디스플레이 수리비는 13~23만원 수준으로 기존 폴더블폰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문제는 10인치의 메인 디스플레이입니다.
메인 디스플레이 수리비는 부품 반납 시 165만7500원, 미반납 시 183만4500원입니다. 최신 폴더블폰인 폴드7의 경우 메인 디스플레이 교체 비용이 76~92만원이었으니,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수리보다 2배 이상 비싼 수준입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는 삼성 케어 플러스를 통해 이 같은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갤럭시 Z 폴드·플립 등 폴더블폰 기준으로 월 1만3000~1만6000원 수준의 보험료를 내면, 파손 시 수리비의 15~30%만 부담하면 됩니다. 최소 자기부담금은 3만원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사실상 고가 수리비 대부분을 보험이 흡수하는 구조입니다.
트라이폴드는 이 보호 장치가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초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관리가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된 구조”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제품마다 정책이 다르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정책을 두고 삼성전자가 트라이폴드를 ‘스마트폰’이 아닌 ‘스페셜 폼팩터’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XR’ 기기 역시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이 제한적이거나 새로운 폼팩터의 경우 보험 설계 자체가 쉽지 않다”며 “트라이폴드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삼성전자는 트라이폴드 출시 혜택으로 메인 디스플레이 파손 수리비 50% 할인 1회를 제공합니다. 이를 적용할 경우 실제 부담 금액은 약 80만~90만원 수준으로 낮아지지만, 할인은 단 한 차례에 한정됩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트라이폴드가 애초부터 원가 부담이 극단적으로 높은 제품이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트라이폴드는 3단 폴딩 구조에 맞춘 전용 힌지와 대형 OLED 패널, 티타늄 소재 힌지 하우징 등 기존 폴더블과는 다른 부품이 적용됐고, 생산 과정에서도 추가 품질 검수 공정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용 부품 비중이 높다 보니, 단가를 낮추기 위한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가격을 400만원대로 올리고 보험을 포함하고 싶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트라이폴드는 차세대 기술을 포함한 상징적인 첫 제품이라는 성격이 강해 가격 저항선을 넘지 않으려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이 바로 359만400원이라는 가격표입니다. 업계에서는 원가와 마진을 촘촘하게 맞추는 과정에서 가격을 가능한 한 낮추려다 보니, ‘백 원 단위’의 세부 가격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보험을 포함하지 않은 대신 가격을 최대한 낮게 잡은 결과가, 이른바 ‘400원’이라는 숫자로 남은 셈입니다.
종합하자면 결국 트라이폴드는 명확한 타깃을 가진 제품이라는 평입니다. 대중적인 스마트폰이라기보다는, 높은 가격과 제한된 정책까지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폼팩터를 가장 먼저 경험하려는 소수 소비자층을 겨냥한 상징적 제품이라는 시각입니다. 다만 초프리미엄 가격에 걸맞은 보호 장치까지 함께 제공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