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성 체제 2년, 존재감 키운 키움증권…브로커리지 넘어 IB까지
올 3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2년 연속 '1조 클럽' 가시권 IB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따른 수익성 개선 주목 부동산 PF에 이어 발행어음까지...IB 본격 드라이브 퇴직연금은 내년 상반기 목표...온라인 중심으로 검토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이후 실적 개선과 함께 브로커리지, IB(기업금융) 전반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중심의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수익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부동산금융, 발행어음 등 IB 영역에서도 점진적인 확장을 이어가며 순항 중이다.
2년 연속 '1조 클럽' 가시권...엄주성 체제 성과 부각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세 번째 '1조 클럽' 진입이 예상된다. 특히 세 차례의 '1조 클럽' 가운데 두 차례가 엄 사장 취임 이후 기록됐거나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그의 재임 기간 성과가 부각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8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5% 늘어난 1조1426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2024년에는 당기순이익 8439억원, 영업이익 1조9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89.4%, 94.5% 증가했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우호적인 국내외 증시 환경 속에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점과 함께, 엄 사장 취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발행어음 등 IB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수익원 다변화를 꾀한 전략이 함께 거론된다.
부동산 PF 드라이브…외형 성장과 리스크 관리 병행
엄 사장은 취임 직후 부동산 PF을 담당하는 구조화금융본부를 부문으로 승격하고 대형 건설사 사업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부동산금융 분야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부동산 PF 부문에서도 키움증권의 존재감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키움증권의 부동산 PF 총 신용공여액은 지난해 말 1조4077억원에서 올해 11월 말 기준 1조6995억원으로 20.7% 증가했다.
시장 지표에서도 IB 부문의 외형 확대가 확인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IB부문 시장점유율은 2023년 2.4%에서 2025년 9월 5.8%로 확대되고, 전체 순영업수익 시장점유율도 5.0%에서 7.6%로 늘어났다.
외형 성장과 함께 우량 자산과 대형 건설사 중심의 셀다운을 병행하며 익스포저 관리에 나선 점도 신용도 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키움증권의 기업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했다. 이혁진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수석연구원은 "시장지배력 개선 추세와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 우수한 이익창출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했다"며 "사업 확장 국면에서도 재무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등급 전망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다섯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온라인 구조 강점 부각
최근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다섯 번째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으며 IB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 이어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으며, 사업 인가 약 한 달 만인 이달 16일 첫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키움 발행어음'은 1년 이내 범위에서 수시형과 기간형으로 구성되며, 수시형은 세전 연 2.45%, 기간형은 연 2.45~3.45%의 금리가 적용된다. 특판 총발행액은 약 3000억원으로, 주요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출시 초기부터 판매 속도가 빠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타 증권사의 발행어음 금리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은 수시형 2.15%, 기간형 2.3~3.05%를 제시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수시형 2.4%, 기간형 2.2~2.9%, NH투자증권은 수시형 2.05%, 기간형 2.05~3.05%, KB증권은 수시형 2.10%, 기간형 2.1~3.20% 수준이다.
키움증권이 비교적 높은 발행어음 금리를 제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특유의 영업 구조가 거론된다. 키움증권 측은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구조로 지점 운영비 부담이 크지 않다"며 "발행어음 등 상품에서 금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소비자들이 은행·증권사 구분 없이 온라인에서 금리와 조건을 비교해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전략에 힘을 싣는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이 같은 구조적 특성을 바탕으로 IB 부문에서도 온라인 중심 상품 판매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퇴직연금은 중장기 과제…"온라인 중심 경쟁력 검토"
내년 퇴직연금 사업 진출도 주목된다. 퇴직연금 사업은 엄 사장이 취임 이후 준비해 온 중장기 신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연금·중장기 자금으로 고객 기반을 확장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구조상 퇴직연금 등 일부 상품에서는 대면 채널 부재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엄 사장은 2024년 1월 키움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1993년 대우증권에서 자기자본투자(PI)로 증권업계에 입문한 뒤 2007년 키움증권에 합류해 PI팀장,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내부 주요 보직을 거치며 성장한 '내부 승진형 CEO'라는 점도 엄 사장 체제의 특징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