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R&D·싱크탱크 수장 동시 교체… 외부 전문가 전면 배치
4년간 HMG 경영연구원 이끈 김견 원장 용퇴 김 원장 물러난 자리에 美 거시경제 전문가 영입 R&D본부와 리서치센터 동시에 재정립 예고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현대차그룹이 연구개발(R&D) 본부장과 싱크탱크 수장을 모두 교체하는 연쇄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모두 외부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이 기술 개발 조직과 전략 연구 조직을 변화하는 세계 자동차 흐름에 맞춰 동시에 재정립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이번 정기 인사를 통해 김견 HMG 경영연구원장(부사장·63)이 물러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 말 취임 직후 신설한 HMG 경영연구원은 기존 글로벌경영연구소와 인재개발원을 통합한 조직으로,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환경 속에서 그룹 차원의 전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다. 내연기관 중심 산업 구조가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상황에서 전략을 체계화하고 방향 설정에 앞장서 왔다. 김 원장은 HMG 경영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부임하며 4년간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최근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환경은 연구원의 출범 당시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 미·중 갈등과 관세 리스크,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경쟁 등 산업 전반이 기술·정책·지정학적 변수에 동시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룹 내부에서 보다 거시적인 시각으로 글로벌 정책·금융 환경까지 포괄할 수 있는 전략 역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 후임으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과 전미경제연구소 등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신용석 교수가 거론되는 배경이다. 신 교수는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교수의 제자로 거시경제·금융 정책 분야에서 연구 경력을 쌓아왔다. 업계는 학계 중심의 연구자 출신 인사가 연구원장을 맡을 경우 완성차 산업을 넘어 글로벌 경제·정책 변화가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가 R&D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R&D 본부장 교체를 추진하면서 외부 출신 인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을 택했다. 독일·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IT 기업을 모두 경험한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R&D본부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기술 개발과 전략 판단을 분리된 기능이 아니라 하나의 축으로 통합 관리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