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아이, 지역화폐 독점의 그늘…‘법은 피해가고, 이익은 독식’ 구조 반복되나
세종시 감사, ‘위법’ 아닌 ‘구조적 유리함’이 문제 인천·경기서도 같은 패턴…교체 불가능한 사업자 구조 “독점 구조가 구조적 특혜로 변질”…도의회서도 공개 비판 낙전수입·선수금 이자 논란…“수익 구조조차 공개 안 돼” 택시조합 소송, ‘법적 무결점’이 곧 ‘공정’은 아니다 비경상 이익, ‘표현’이 아닌 ‘숫자’로 보면 더 분명 주주환원 강화에도 남는 질문…‘구조는 그대로’ ‘위법은 없지만, 구조는 유리’…반복되는 공공사업 논란 향후 변수…감사는 행정을 향하지만, 시선은 기업 구조로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김지문 기자]
세종시 지역화폐 ‘여민전’ 운영사 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역화폐 플랫폼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 온 코나아이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표면적으로는 지자체 행정 절차와 조합 내부 결정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코나아이가 공공재 성격의 사업 구조를 정교하게 파고들며 반복적으로 우월적 이익을 확보해 왔다는 구조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 세종시 감사, ‘위법’ 아닌 ‘구조적 유리함’이 문제
세종시 감사위원회가 착수한 감사의 직접 대상은 시 내부의 운영사 선정 절차다. 그러나 논란의 본질은 단순한 행정 미흡이 아니라, 코나아이가 이러한 절차적 빈틈 속에서 사실상 일방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코나아이는 “각 지자체와의 계약은 정책 방향과 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되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나아이는 법적으로 문제없는 공모·협상 절차를 통해 선정됐지만, 평가위원 구성·보고 체계가 느슨한 지자체 구조 속에서 경쟁사 대비 유리한 조건을 확보해 온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감사의 칼날은 행정을 향하고 있지만, 지역화폐와 같은 공공 플랫폼 사업에서 운영사가 사실상 교체 불가능한 지위에 오르는 구조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 인천·경기서도 같은 패턴…교체 불가능한 사업자 구조
인천e음은 누적 가입자 230만 명을 넘는 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경기지역화폐 역시 인센티브 정책 효과로 결제 규모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운영업체인 코나아이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장기 계약을 유지해 왔다.
이에 대해 코나아이는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며, “향후에도 지자체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지자체 정책 판단 사항”이라며 예단을 피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가 경쟁을 통한 효율성이라기보다, 교체 자체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는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 재발급, 시스템 전환, 데이터 이관, 가맹점 혼란 등으로 인해 지자체는 사실상 기존 사업자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는 운영사의 협상력을 비정상적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 “독점 구조가 구조적 특혜로 변질”…도의회서도 공개 비판
이 같은 문제의식은 정치권에서도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남경순 의원(국민의힘·수원1)은 지난 11월 13일 경제실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지역화폐 운영사인 코나아이의 장기 독점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남 의원은 “2019년부터 지속된 독점 구조는 시스템 종속성을 심화시키고, 특정 업체에 대한 구조적 특혜로 변질됐다”며 “이미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재계약이 유지된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 평가가 제외된 협상계약 방식이 반복 적용되면서 경쟁성과 투명성이 사실상 사라졌고, 민간기업 독점 위탁이 지속되면서 도의회와 집행부의 관리·감독 기능도 구조적으로 약화됐다”고 비판했다.
■ 낙전수입·선수금 이자 논란…“수익 구조조차 공개 안 돼”
코나아이는 결제 플랫폼 사업에서 지역화폐 운영대행 수수료, 카드 결제 수수료, API 이용료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60여 개 지자체와 계약을 맺고, 연간 약 15조 원 규모의 지역화폐 거래를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낙전수입, 선수금 이자 수익의 귀속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그는 “운영사의 낙전수입 유용 의혹, 다수 시·군과의 선수금 이자수익 반환 관련 법정 분쟁, 운영 수수료 구조의 불투명성 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운영사의 수익 구조조차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민간기업에 도민의 세금이 달린 핵심 정책을 맡기는 것은 행정의 책임 방기”라고 말했다.
이는 지역화폐·소비쿠폰 시스템에 쌓이는 충전금, 미사용 잔액, 정산 자금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귀속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과 맞닿아 있다.
■코나아이 “법·제도상 발생 불가능”
코나아이 측은 “지역화폐 운영 과정에서 코나아이에 낙전수입이 발생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밝혔다. 선불충전금의 낙전은 법적으로 최소 5년이 지나야 발생할 수 있는데, 코나아이가 지역화폐 운영을 본격화한 시점은 2018년 이후로 대부분의 상품권이 아직 해당 기간을 경과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2021년 10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22년 4월부터 선수금 운용 주체가 지방자치단체로 변경되면서, 법적으로도 낙전이나 선수금 이자가 운영사에 귀속될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강조했다.
재난지원금·정책지원금 역시 사용 기한이 지나 발생하는 미사용 금액은 모두 지자체로 귀속되며, 코나아이에 수익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 논쟁의 핵심은 ‘낙전 유무’가 아닌 ‘플랫폼 구조’
다만 논쟁의 초점은 낙전수익의 실제 발생 여부를 넘어, 공공자금이 장기간 민간 플랫폼에 체류하며 발생하는 관리·운영 구조 전반의 투명성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도의회와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법 개정 이후 낙전이 차단됐다 하더라도, 왜 그 이전 구조가 장기간 유지됐는지, 또 운영 수수료·정산 구조가 충분히 공개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택시조합 소송, ‘법적 무결점’이 곧 ‘공정’은 아니다
대전 개인택시조합과의 단말기 소송에서도 법원은 코나아이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서상 무상 단말기 제공 조건과 유지 의무를 조합이 위반했다는 이유다. 형식적으로 보면 코나아이는 잘못이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이 던지는 메시지는 다르다. 택시기사들은 "조합이나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계약 구조를 설계해 두고, 이를 근거로 위약금을 청구하는 방식이 공공성과 부합하느냐"는 문제를 제기한다. 실제로 1300여 명 조합원에게 1인당 약 52만 원, 총 6억 원이 넘는 위약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법적 책임은 조합에 있지만, 리스크는 개인에게 전가되고 이익은 사업자에게 귀속되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비경상 이익, ‘표현’이 아닌 ‘숫자’로 보면 더 분명
코나아이의 2025년 분기보고서를 보면, 최근 분기 영업이익은 1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0% 증가했다. 그러나 공시상 이익 증가분 상당 부분은 금융자산 평가이익과 외환이익 등 비경상적 요인에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해당 분기 영업이익 중 본업에서 발생한 이익은 제한적인 반면, 금융자산 평가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수십억 원 규모로 반영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회계적으로 적법하지만, 지속 가능한 수익력과는 구분해 봐야 할 대목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도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만이 부각되고, 공공사업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에 대한 질문은 상대적으로 묻힌다는 점이다.
■ 주주환원 강화에도 남는 질문…‘구조는 그대로’
코나아이는 최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강조했다. 2024년 주당 500원(총 67억 원), 2025년 주당 680원(총 98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54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과 추가 자사주 매입도 진행했다. 자본준비금 398억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향후 비과세 배당 재원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주주환원 강화와 별개로, 공공사업에서 형성된 독점적 구조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 ‘위법은 없지만, 구조는 유리’…반복되는 공공사업 논란
코나아이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불법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 행정, 조합 의사결정, 제도적 허점을 정교하게 활용해 공공재 성격의 사업에서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이익을 확보하는 구조가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가깝다.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점과, 공공성을 전제로 한 사업에서 과도한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비판은 별개의 문제다. 이 지점에서 코나아이는 계속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 향후 변수…감사는 행정을 향하지만, 시선은 기업 구조로
세종시 감사 결과는 행정 책임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역화폐와 같은 공공 플랫폼 사업에서 운영사가 사실상 독점적 지위에 오르는 구조 자체가 유지된다면, 논란은 형태만 바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코나아이를 둘러싼 문제는 ‘잘못했느냐’보다 ‘너무 유리한 구조 아니냐’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면서 "공공성과 수익성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이 구조를 어떻게 바로잡을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