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PO 닻 올린 리벨리온 “엔비디아와 맞짱”…AI 업라이징 스타 된다
시리즈C로 약 2조 밸류 인정…국내외 반도체 핵심 기업 합류 2026년 IPO 예비심사 청구 목표로 글로벌 스케일업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게 늘 목표였습니다. 맞아 죽더라도 같은 링에 올라가 보겠다는 각오로 AI 생태계에 뛰어들었습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는 16일 성남 정자동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렇게 말하며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 내에서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엔비디아가 독점, 장악하고 있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중심 생태계 구조에 맞서, 인퍼런스(추론) 특화 NPU(신경망처리장치)로 가격과 효율성 경쟁에 '올인' 하겠다는 전략이다.
AI 업계의 '업라이징' 스타로 꼽히는 리벨리온은 지난 2020년 설립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데이터센터향 추론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자체 NPU '아톰(ATOM)' 시리즈를 양산하고 있으며, 해당 제품을 SKT의 '에이닷' 서비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공동 파운더 중 한 명인 박성현 CEO는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인텔과 스페이스X, 모건스탠리 등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박 대표는 “엔비디아를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면서도 “인퍼런스(추론) 시장에서만큼은 구조적으로 경쟁이 가능한 영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년이 기술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실질적인 점유율을 확보하는 단계로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스케일업을 통해 시장 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낸다는 포부다.
최근 리벨리온은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약 1조9000억원의 기업가치(포스트밸류 기준)를 인정받았다. 이번 라운드에는 삼성전자와 Arm을 비롯해 글로벌 벤처캐피털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 규모는 3500억원 수준이다.
리벨리온은 지난 2022년 6월 시리즈A에서 KT 및 파빌리온캐피탈로부터 920억원, 2024년 1월 시리즈B에서 KT·kt cloud와 와에드벤처스 등으로부터 1650억원을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코리아와 합병을 통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를 주주로 맞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메모리 양대 축과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핵심 기업이 동시에 참여하는 투자 구도가 완성됐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중에서도 이례적인 투자 조합이라는 평가다. 리벨리온은 이번 투자 유치가 단순한 투자, 재무적 이벤트를 넘어 엔비디아 단일 구조에 대한 대안적 수요가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AI 인프라 다변화 요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특히 인퍼런스 영역에서는 가격·전력·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선택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NPU는 AI 연산에 특화돼 있어 전력 효율이 매우 높고, 값비싼 CPU/GPU 자원을 소모하지 않으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온디바이스 AI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거론된다.
이어 박 대표는 “정치권에서도 해내지 못한 조합을 투자 구조에서 만들어냈다”며 “삼성과 하이닉스가 주주로 참여하게 된 것은 리벨리온의 사업 방향이 AI 시장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고무적인 시그널”이라고 덧붙였다.
리벨리온은 내년 기업공개(IPO)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절차를 준비 중이다. 이미 주관사 선정을 마친 상태로, 국내 증시 상장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청구 시점과 실제 상장 시점은 구분되는 사안으로,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하반기 청구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시점을 단정하기보다는 글로벌 사업 확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전제로 한 중장기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며 “IPO 역시 그 연장선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