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200 中 수출 재개 변수...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훈풍 될까
미 백악관, H200 중국 수출 ‘제한 허용’...B200은 제외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 66% 증가...성장 속도 글쎄 메모리 수요도 증가...삼성·SK하이닉스 간접 영향 주목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인 H200의 중국 수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면서, 출하 물량 회복 여부와 이에 따른 실적 반등 가능성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가 지난 10일 보도한 '미국·중국 AI 경쟁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 칩 가이드(A Guide to the Nvidia Chips at the Center of US-China AI Rivalry)'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엔비디아의 H200 AI 칩을 중국 내 ‘승인된 고객’에 한해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최신 제품인 B200 칩은 이번 허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엔비디아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분기별 성장 속도는 점차 완만해질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콜레트 크레스(Colette M. Kress)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1월 19일 열린 2026회계연도 3분기(2025년 8~10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매출이 51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같은 자리에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전기 대비 약 14% 증가 수준으로 제시하며, 성장세가 이전보다 다소 완만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시장 접근 제한이 출하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실적 자료에서 확인된다. 크레스 CFO는 중국 전용 AI 칩인 H20의 3분기 매출이 약 5000만 달러에 그쳤으며, 지정학적 이슈와 중국 내 경쟁 심화로 의미 있는 구매 주문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4분기 실적 전망에 중국 데이터센터 컴퓨트 매출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도 명시했다.
엔비디아 측은 16일 〈녹색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H200의 중국 수출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별도로 공개할 수 있는 추가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각국의 수출 규제와 법적 요건을 준수하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H200 대중국 수출 재개가 본격화될 경우, 엔비디아 칩 출하 확대는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AI 칩이 서버에 탑재되는 과정에서 메모리, 패키징, 전력·냉각 관련 장비 수요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요 메모리 공급사들 역시 기대감을 표출했다. 다만, 중국 수출과 관련한 입장에는 신중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 출하가 늘어날수록,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인 HBM 역시 함께 더 필요해지는 구조”라며 “HBM은 GPU 옆에 여러 개가 붙어 방대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도록 돕는 핵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H200의 중국 수출과 관련해서는 “고객사 관련 사안인 만큼 당사 차원의 공식 입장은 따로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재용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 스마트융합컨설팅학과 교수는 16일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AI 경쟁의 핵심은 단일 칩 성능이 아니라, 메모리와 연결, 패키징을 함께 최적화하는 AI 서버용 시스템 설계 능력”이라며 “AI 서버 출하가 늘어날수록 관련 부품과 공급망 전반의 중요성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출하 전략 변화가 실제 발주와 투자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특히 엔비디아 AI 칩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공급망 차원의 간접적인 영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이 일본과 정치지정학적으로 긴장 관계에 있는 상황 역시 국내 소재, 장비사에 기회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