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도 비판한 해상풍력발전...지속가능성·경제성·민심 모두 '물음표’
연이은 사업실패, '중국발' 사업잠식 문제에 경제성까지 '의문' 정의당 전북도당 등 지역 시민사회 "피해만 전북도민에 넘기는 꼴"
[녹색경제신문 = 김지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새만금 풍력발전 확대 가능성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풍력발전 업계 전반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중 이재명 대통령은 “30년 안에 해상풍력발전소 착공을 시작하겠다”라는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의 발언에 “발전 효율이 늘어나 같은 면적에서 (발전량이) 몇 기가와트 늘고 말고 하는 지점을 말하는 것은 지금으로써는 꿈”이라고 질책했다. 현재 기술력으로 새만금 사업 구역 내에서 목표한 수치만큼의 재생에너지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 매립 사업에 전반에 대해서도 “앞으로도 20~30년을 애매모호하게 갈 수는 없다. 전북도민들의 기대치는 높은데 현실적으로 현 재정만으로는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사안도 있다. 다 가능할 것처럼 말하는 건 희망 고문이다”라며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해당 질의에 새만금개발청 측은 “현재 풍력발전에서 4기가와트, 새만금 지역 내 태양광 발전으로 3기가와트가량의 전력 생산이 예정되어 있으며 농림수산식품부와의 협업과 유휴 부지 이용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공식적인 착공 완료 공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전제가 현실화할지 미지수다.
■ ‘장밋빛’ 해상풍력 확충 계획 뒤에 도사린 사업 비리의 ‘구린내’
정부는 지난 10일 ‘해상풍력 기반시설 확충 보급계획’을 발표하며 올해부터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 설비용량을 연간 4기가와트씩 늘려 약 10기가와트까지 끌어올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미 새만금 3호, 4호 방조제 내부에 풍력발전기 28기, 총 4400억 원 규모의 설비를 설치하려던 사업이 2016년부터 추진되었지만, 2024년 11월 발전사업 허가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사업권을 양도받은 특수목적법인 ‘더지오디’ 측이 허위 주주명부를 제출하고 미인가 주식을 취득하는 등 관련 법규를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더지오디의 최대 주주가 중국계 기업 조도풍력발전에 주식 지분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해 자본금 대비 7400배가 넘는 720억 원의 수익을 올리려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새만금 풍력발전 사업은 ‘재생 에너지계의 대장동 사태’라는 악명을 쓰고 말았다.
경제성 측정의 방식 또한 문제가 되었다. 한수원은 2022년 12월 새만금 해상풍력 사업으로 2024년부터 2044년까지 144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한수원이 조사할 당시의 새만금 해상풍력발전소가 들어설 부지의 평균 풍속은 월평균 5.64㎧으로, 설치할 발전기가 동력을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풍속(정격풍속)인 1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전남 영광군에서도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해당 사업을 둘러싼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야권의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와 공식 석상에서 낙월해상풍력 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구 의원은 “낙월해상풍력 사업에는 중국 국영기업이 깊숙이 개입돼 있어 국부 유출과 안보 위협, 해양산업 생태계 교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낙월해상풍력의 총 사업비는 약 2조3000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는데, 구 의원은 지난 9월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상대로 “사업 구조상 실질적으로 2조 원가량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 아니냐”고 질의한 바 있다.
구 의원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에너지건설공사는 해당 사업에 EPC(설계·시공·조달)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으며, 중국교통건설공사 역시 관련 물자 구매 입찰 공고를 인터넷에 게시한 사례가 확인됐다.
아울러 구 의원은 사업 시행사인 명운산업개발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명운산업개발이 낙월해상풍력 추진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낙월블루하트’에 실제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납입한 것처럼 꾸민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구 의원은 “지난달(8월) 22일 법무부로부터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이라는 공식 답변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낙월해상풍력 사업은 사업 주체의 전문성 논란을 넘어, 외국 국영자본의 참여 구조와 자금 흐름, 그리고 법적 쟁점까지 맞물리며 지역 사회와 정치권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발전소 가동해도 전력 송전은?...고압해저케이블 공급 독점과 주민 반발 등 과제 산적
현재 국내에서 고압해저케이블을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사실상 LS전선이 유일한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해양풍력발전 관련 전선을 LS전선에서 독점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선 공급 가격이 '해외에서는 최저가, 국내에서는 최고가'라는 전문가들의 비판도 이어진다. 송전선 설비의 설치에 10년, 15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문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새만금 신재생발전 관련 전문가 오창환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는 “고압해저케이블의 설치 비용도 비용이지만 연결된 송전선 설치의 인허가, 집적 시설 건설, 주민 의견 수렴까지 평균적으로 9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라며 “전라북도 내 전기의 지산지소(전기를 만든 지역에서 전기를 사용하는 체계)가 완성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새만금 해양풍력발전이 환경 오염이나 송전탑 건설 등의 문제만을 남긴 채 수도권 전력공급을 위해서만 이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현재 전북 정치권 내에서 유일하게 새만금의 난개발 문제를 명확히 비판하고 있는 정의당 오현숙 전라북도의원은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추진되면서 주민들에게 집적시설, 송전 시설 건설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결국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에 퍼주는 상황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피해만 전라북도에 떠넘기고 전기만 용인 반도체국가산단 등의 수도권으로 넘길 것이라면 차라리 해수 유통 다시 시작하고 수산업을 복원해 전북도민들의 삶을 지키는데 지역 정치권이 힘을 써야 하는데, 모두 선거철 표 눈치만 보고 있다”고 새만금개발청과 전북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