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파 한계’ LG디스플레이, 아이패드→스마트폰 라인 전환해 대응
내년 스마트폰 물량 확대에 6세대 라인 보완·전환 병행 8.6세대 증설 대신 기존 OLED 인프라 효율화에 무게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내년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능력(캐파)이 예상 수요를 소화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내년 스마트폰용 패널 수요가 연간 캐파를 웃돌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다, 생산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구조가 겹치며 공급 여력이 빠듯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8.6세대 신규 라인 구축보다 기존 6세대 보완과 일부 라인 전환을 통해 생산 여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15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용 일부 6세대 라인을 스마트폰용으로 전환하고, 기존 6세대 라인 보완 투자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 애플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패널 물량 계획이 기존 생산 체계만으로는 감당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 단기 대응이 가능한 기존 라인 활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월 7.5K 규모로 가동 중인 아이패드용 6세대 라인의 절반가량을 스마트폰용으로 전환해 운용하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8.6세대 신규 라인보다는 기존 6세대 라인을 보완해 캐파를 조금이라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월 45K의 기존 스마트폰 패널 라인 기준, 이론상으로는 연간 최대 1억대까지 생산이 가능하다”며 “LG디스플레이는 수율 문제가 없는 대신 가동률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 8000~8500만대 공급까지는 무리가 없어 올해는 괜찮았지만, 내년 스마트폰 물량 계획이 8000만대를 넘어섰기 때문에 캐파 운용이 빠듯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3분기 말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캐파는 한계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구미 사업장의 경우 가동가능시간인 6552시간(24시간 × 273일)의 99.6% 수준인 6528시간 가동을 했고, 파주 사업장의 경우 100%인 6552시간, 광저우 사업장 역시 100%인 6552시간 실제 가동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물량이 아닌 시간 베이스의 캐파기 때문에 허수가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설비를 최대치로 돌리고 있다는 유추는 가능하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OLED 생산의 하반기 물량 집중도가 높다는 점도 LG디스플레이의 부담으로 지적된다. 스마트폰 패널 출하 대부분이 애플향 물량으로, 단일 고객사의 출시 일정에 생산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아이폰 신제품은 매년 9월 공개돼 패널 양산이 통상 7월 전후로 본격화되고, 이에 따라 주요 생산 물량은 하반기에 집중된다. 연간 기준으로는 캐파 범위 안에 있더라도, 짧은 기간에 대량 생산이 요구되면서 실제 설비 운용 과정에서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고위 관계자는 “애플 패널 공급에서 BOE의 품질 이슈로 일부 물량이 빠질 경우 삼성과 LG가 이를 나눠맡는 구조인데, LG디스플레이는 추가 물량을 흡수할 여력이 크지 않다”며 “이미 연간 생산 계획이 캐파 상한선에 근접해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확보한 자금을 대규모 신규 증설보다는 기존 OLED 인프라 보완에 투입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OLED 생산 시설을 대상으로 총 1조260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 투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이번 투자는 차세대 라인 증설보다는 기존 OLED 라인 전반의 설비·기술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대규모 8.6세대 라인 증설에 나서기보다는, 6세대 라인 보완과 운용 효율 개선을 통해 제한된 투자 여력 안에서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해당 투자는 단순히 캐파 확대에 투입된다기보다 OLED 전반의 설비 보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생산 계획이나 물량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