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해외법인 실적 호조로 순익 선방...건전성 지표도 개선세

2025-12-15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현대캐피탈이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과 고금리 장기화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해외 법인의 약진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힘입어 올해 3분기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원팀(One Team)' 체제 속에 3분기 캐피탈사 가운데 유일하게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4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805억원) 대비 17.19%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순이익 증가폭은 43%에 달해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글로벌 자산 총액은 약 194조 원으로, 19% 증가했다. 

다만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언급된 해외법인 실적 상승에 따른 지분법 이익 증가와 더불어 올해 1분기 사옥 처분이익 등의 누적된 영향"이라며 "법인세 차감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6% 증가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 별도 당기순이익 증가는 작년 성과급 타결에 따른 지급, 호주법인 설립으로 신규채용 등 인건비에 해당하는 판매관리비 증가 이슈 등 재작년 대비 손익이 떨어진데 따른 인한 기저효과가 더욱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 

3분기 누적 기준 여타 캐피탈사의 당기순익을 살펴보면, KB캐피탈은 1945억원, 우리금융캐피탈은 115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6%, 0.3% 감소했다. 하나캐피탈(641억원)과 신한캐피탈(920억원)도 순익이 각각 47.1%, 39.7% 줄어들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현대캐피탈의 실적 호조는 부가차종 리스수익 확대와 해외 사업 성장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해외 법인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9% 급증하며 지분법 순익이 늘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글로벌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자동차 금융을 전담하는 현대캐피탈 해외 법인의 실적도 동반 개선됐다.

특히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할부 금융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며 지분법 손익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지난 1분기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 등 비경상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순이익 증가 폭이 한층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대캐피탈이 본업인 자동차 금융의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으로 성공적으로 이식함과 동시에,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재무적 기초 체력을 다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수익성뿐만 아니라 자산 건전성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캐피탈은 고금리 여파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될 것을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대 초반으로 떨어지며 안정권에 진입했다. 이는 연체 채권 매각과 상각을 적극적으로 단행하여 부실 재고를 털어낸 덕분이다. 30일 이상 연체율 역시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며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

회사의 자산 규모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건전성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사업의 연체율은 0.77%로, 2024년 0.88% 대비 12.5%포인트(p)나 감소했다.

타 캐피탈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연체율 급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에 허덕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부동산 PF 비중이 극히 낮고, 담보 가치가 확실한 자동차 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평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실적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Captive) 금융사'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공고히 했다. 현대캐피탈은 기업 IR 등을 통해 현대자동차, 기아와의 '원팀 체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차량 판매를 지원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넘어,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함께 수립하고 금융 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 전략에 발맞춰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신흥 시장 법인 설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조달 비용 감소 효과까지 더해져 해외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국내 여전채 시장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신용등급 상향에 힘입어 해외 자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해외 법인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국내 시장의 정체를 상쇄하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캐피탈 글로벌 IR을 통해 이영석 재경본부장은, "커지는 금리 변동성에 대응하여 차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는 방식으로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우수한 신용등급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조달 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관세 조치와 고환율 기조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현대캐피탈은 전속금융사로서 내년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