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 추진 속 커지는 ‘미매각 자산’ 부담

- 흥국생명 법적 대응·국민연금 정보유출 문제제기, 매각 절차 장기화 가능성 - 홈플러스·건대CGV·독일 트리아논 등 엑시트 지연·청산 이슈…투자자 불만 누적

2025-12-12     문홍주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장기 보유 자산과 매각 난항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최근 1년간 M&A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부동산 펀드에서 엑시트가 막히며 투자자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5년 들어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본격 추진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입찰 절차의 공정성 논란과 출자자 정보 유출 의혹이 불거지며 매각 일정은 불투명해진 상태다. 흥국생명은 입찰가 유출 등을 문제 삼아 법적 대응에 나섰고, 국민연금 역시 출자자 정보 제공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금융당국도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 대주주 변경 심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매각 절차는 장기화 국면에 들어갔다.

이 같은 혼란의 배경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다수의 부동산 펀드에서 장기간 보유 중이지만, 매각이 쉽지 않은 자산들을 상당량 안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공모 부동산펀드와 해외 투자 자산을 중심으로 엑시트가 지연되며, 운용 전략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공모 리테일 부동산펀드인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 126호’는 홈플러스 전주 효자점을 담고 있으며, 두 차례 매각 시도가 모두 불발되면서 펀드 만기가 당초 계획보다 5년 연장됐다. 최근에는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해 일부 원금을 상환하고 금융 조건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부담을 관리하고 있으나, 자산 감정평가액 하락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서울 광진구 ‘몰오브케이(건대 CGV 상가)’에 투자한 공모 펀드는 매각 실패와 임대 수익 감소가 겹치며 대출 이자 연체가 발생했고, 결국 운용사 계약이 종료돼 법정관리 신탁으로 전환됐다. 현재는 채권단 주도의 임의경매가 진행 중으로, 공모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고 있다.

해외 부동산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 국내 1호 해외 공모 부동산펀드는 임차인 이탈과 현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산 가치가 급락했고, 만기 연장에도 불구하고 결국 청산 수순에 들어갔다. 대출금 회수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유럽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한 글로벌 공모 펀드 역시 매각이 무산되며 만기를 연장했고, 재융자에는 성공했지만 자산 가치 하락으로 현금 유출이 제한되는 구조에 놓였다.

반면 마곡 원그로브, 강남 센터필드 등 기관투자자와 함께 추진한 대형 개발형 자산은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들 자산 역시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코어 자산으로 분류돼 있어, 단기간 내 매각을 통한 유동성 회수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 전반의 유연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상당수 펀드가 현재 ‘보유 기간은 길어지고, 엑시트는 막힌’ 구조에 놓여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회복 시점까지 장기 보유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되지만, 공모 펀드를 중심으로 만기 연장과 손실 가능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신뢰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운용사일수록 과거에 설정한 펀드의 엑시트 구조가 지금의 시장 환경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지스자산운용 역시 운용 역량과 별개로 장기 보유 자산에 대한 정리 전략과 투자자 소통 방식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