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PR 국산화 시동 건 동진쎄미켐, 넘어야 할 허들은?

EUV용 PR ‘10년짜리 과제'... 동진쎄미켐, 기존 제품 수익성 방어 일본 기업 의존 여전한 EUV 생태계, 검증 인프라 격차가 발목

2025-12-12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동진쎄미켐이 EUV용 PR 등 차세대 반도체 소재 개발에 R&D 비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EUV 선단 공정용 PR 개발이 양산에 접어들려면 약 10년 가량 소요된다는 지적인데, 동진쎄미켐은 기존 주력 제품 위주로 수익성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동진쎄미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4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7% 감소했다. 동진쎄미켐 측은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상승이 영업이익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선단공정 포토레지스트(PR) 개발에 들어가는 R&D 비용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449억 46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5.25%를 차지한다. 반도체용 PR은 동진쎄미켐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동진쎄미켐은 현재 SK하이닉스에서 진행하는 EUV 선단공정용 고성능 PR을 국산화하기 위한 '오픈 프로젝트' 형식의 연구에 참여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동진쎄미켐 외에도 SK머티리얼즈, 와이씨켐 등 다수의 소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동진쎄미켐이 추진하고 있는 EUV PR 국산화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업계 내에서는 양산단까지 진입하는 데 허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EUV용 PR은 지금 전량 일본산이다. EUV PR 뿐 아니라 기존 DUV 공정에서도 고에칭성, 고내화학성 PR은 100% 일본산이라고 보면 된다"며 "일부 EUV 공정 라인에 국내산 PR이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건 한 두 개 라인에 소량 투입된 것으로 상징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EUV 선단공정 소재분야에서 일본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보니 팹 입장에서는 국산화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 하지만 기술적인 면 뿐 아니라 환경적인 면에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재 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해도 이를 검증할 수 있는 기계가 없다. ArF 장비(기존 DUV 공정용)도 그나마 국내에서 동진쎄미켐이 유일하게 갖고 있는데 EUV는 지금 고객사들도 확보하기 어려운 마당에 소재사가 보유하긴 어렵다"며 "가뜩이나 기초 기술 면에서 일본 기업들에게 밀려 있는데 R&D 및 파일럿 평가 환경이 없다보니 개발이 더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JSR, TOK 같은 일본 기업들은 IMEC(벨기에) 등 글로벌 컨소시엄과의 연계를 통해 R&D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동진쎄미켐의 EUV용 PR 연구에 더해 기성 제품까지 고도화하며 수익성을 방어해야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기존 DUV 공정용 저성능 PR도 국내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 R&D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녹색경제신문>에서 동진쎄미켐에 EUV 선단공정용 PR 개발 가능성 및 개발 예상 시기를 물어봤지만, 회사측은 '기밀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동진쎄미켐 관계자는 "외부 시선에서는 아무래도 최신공정인 EUV 노광이 주목을 많이 받지만 물량으로 봤을때 기존 DUV 공정에 납품하는 PR 규모가 훨씬 크다"며 "경쟁이 있긴 하지만 동진쎄미켐이 PR을 처음 국산화한 기업인 만큼 이 분야에서 물량은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