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예실차 악화에 수익성 우려↑... 원인은?

주요 보험사 3분기 누적 기준 보험금 예실차 전년比 일제히 악화 의료비 지출 증가에 '출혈 경쟁' 및 낙관적인 계리적 가정 더해진 결과 예실차 손실 확대, '미래 수익성' 감소로 연결될 수도 업계 "상품 설계 및 판매 전략 변경, 손해율 안정화 등 중요해진 상황"

2025-12-12     이준성 기자
보험업계의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보험업계의 보험금 예실차가 올해 들어 빠르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보험금 지급액이 각 사의 '예측'을 넘어서면서 손실이 크게 불어난 것. 의료 파업 종료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와 보험사 간의 '출혈 경쟁', 지나치게 낙관적인 계리적 가정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예실차 손실 확대가 추후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1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 3분기 누적 기준 주요 보험사들의 보험금 예실차는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악화했다. 회사별로 보면 이 기간 삼성화재의 보험금 예실차가 2075억원에서 -47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한화생명(-1560억원→-1930억원)·DB손해보험(+1463억원→-2071억원)·현대해상(-777억원→-2347억원) 등도 보험금 예실차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거나 손실 폭이 커졌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추정한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지출액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2023년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에서는 보험사가 손해율,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을 바탕으로 향후 보험금과 사업비 지출을 '예상'하는데 실제 지출이 이 추정치를 웃돌면 예실차 손실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예기치 못한 보험사고 증가로 보험금 지급액이 예상보다 늘어나면 그만큼 예실차 손실도 확대된다.

이처럼 보험업계의 예실차가 악화한 배경에는 먼저 의료비 지출 증가 등 일회성 요인이 자리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의료 파업 종료 이후 보험계약자들의 병원 진료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보험금 청구가 늘어나 손해율이 상승한 결과 예실차 손실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보험업계의 과당 경쟁이 예실차 손실을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IFRS17 도입 이후 각 보험사들이 수익성 높은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보험료를 낮추고 보장을 확대해온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의견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비 일당 특약이나 단기납 종신보험 등을 두고 과당 경쟁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라며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보장 한도를 높이고 보험료는 줄이고 있는데 이로 인한 손해가 예상 범위를 벗어나면서 예실차 손실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보험업계 전반이 예상 손해율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가정하고 있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보험사들이 사업비 재원 확충, 건전성 및 미래 수익성 지표 개선 등 각종 '효과'를 얻기 위해 손해율 등에 낙관적인 가정을 적용한 것이 예실차 손실 확대라는 후폭풍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예실차 악화가 '미래 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연말 계리적 가정을 보수적으로 조정할 경우 마찬가지로 계리적 가정값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CSM 또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CSM은 IFRS17 도입에 따라 떠오른 미래 수익성 지표로, 보험사는 CSM을 우선 부채로 인식한 뒤 매년 일정 비율로 상각해 수익에 반영한다.

이 탓에 업계에서는 연말 계리적 가정 조정 폭이 각 보험사의 CSM 성장과 수익성을 가를 수 있다는 전망 역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몇몇 보험사들은 연말 계리적 가정 조정 이후 CSM이 대폭 쪼그라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과 해지율 가정 등이 보수적으로 다시 산정되면 올해 CSM 성장 폭 이상으로 CSM이 줄어들 수 있다"며 "각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품 설계 및 판매 전략 변경, 손해율 안정화 등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