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 무게 싣는 기아, 셀토스·EV2 출시로 전동화 ‘풀라인업’ 구축
미국서 흔들리는 국산차 가격 경쟁력 유럽 시장으로 눈 돌리는 국산차 제조사 기아, 유럽 전략 전동화 차 앞세워 영토 확장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기아가 완전변경으로 6년 만에 새로워진 셀토스를 공개한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유럽 문을 두드리겠다는 송호성 기아 사장의 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셀토스의 유럽 진출은 이번이 처음인 까닭이다. 업계는 대미 수출관세 여파에 따른 국산차의 미국 시장 내 경쟁력 약화를 의식한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기아가 미국 수출량 감소를 대비해 유럽에서 존재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단연 대미 수출 관세였다. 지난 8월, 미국이 예고한 25% 관세가 15%로 줄어들며 국산차 제조사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그럼에도 미국 시장에서 국산차의 가격 경쟁력은 예전 같지 않을 전망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누린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무관세의 국산차는 2.5% 관세를 물어온 일본차 대비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제 국산차는 일본차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 전문가들이 합의된 관세 수준이 여전히 국내 자동차 산업에 부담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유럽에서 영토 확장을 통해 미국 수출 감소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 역시 유럽 자동차 시장 흐름과 더 잘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유럽 시장에서 전동화 자동차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올해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체 신차 판매량 중 순수 전기차를 비롯한 전동화 자동차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디젤차 점유율을 뛰어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참고로 올해 1~10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선 하이브리드차가 34.7%로 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가솔린(26.9%), 순수 전기(18.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9.4%), 디젤(8%)이 그 뒤를 이었다.
기아가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신형 셀토스의 연간 목표 판매량을 43만대라고 밝혔는데,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의 판매 비중은 65:35로 내다봤다. 가솔린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 많이 팔릴 거라고 예측한 시장은 유럽이 유일하다.
애초에 셀토스 하이브리드는 유럽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셀토스의 유럽 시장 연간 목표 판매량은 6.2만대. 첫 도전치고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최근 유럽에서 기아의 하이브리드 SUV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허황된 목표도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아는 전기차 판매 역시 유럽에 무게를 더 싣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 9월 이후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정부가 최대 7500달러에 이르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중단하면서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반면 유럽 전기차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1~10월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2% 늘어난 202만2173대에 달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기아는 소형 전기 SUV EV2 출시를 통해 상승세에 올라탄다. EV2는 뼛속까지 ‘유럽파’다. 유럽 현지에서 설계부터 생산까지 이뤄지는 전략 모델이다. 기아는 유럽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EV2가 큰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V2는 오는 2026년 1월 브뤼셀 모터쇼에서 데뷔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