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사업 존재감 흔들?…LG이노텍 "기수주잔고 17조·하이엔드 시장서 승부"
전장부품 사업부 매출비 하향세…"수익성 중심으로 선별해 수주" 中 OEM 저가공세, 캐즘 등 탓…하이테크 신차 도래기 '와신상담'
[녹색경제신문=김지윤 기자]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부문의 채산성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소폭이지만, 매출 볼륨이 지속적으로 빠지면서 존재감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OEM사 등이 주도하는 저가 공세 탓으로 풀이되는데, LG이노텍은 일시적인 부진일 뿐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이엔드 시장에서 성장성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기 수주잔고 곳간 역시 두텁게 쌓여 있다고 밝혔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전장부품 부문의 매출은 올해 3분기 4506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분기 대비 -3.3%, 작년대비 -5.6% 역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와 내년에도 성장 모멘텀이 오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며, '미래 캐시카우'로서 전장 사업에 대해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LG이노텍 전체 사업부의 상황은 밝다. 특히 메인 사업인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매출이 커지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아이폰17이 전작대비 흥행하며 올해 실적이 개선된 것에 더해, 내년 아이폰18에 LG이노텍의 가변조리개가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며 카메라모듈 공급단가 상향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 9일 LG이노텍은 28만8000원 선을 뚫으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9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6조8043억원이다.
다만 전장부품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더욱 축소되고 있다. 작년까지 9% 이상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던 전장부품 사업부는 올해 8%, 내년엔 7%대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중국 OEM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기술을 위주로 개발하고 있지만 전기차 캐즘의 여진이 여전한 상황이라 아직 시장성이 녹록치 않은 걸로 보고 있다. 더불어 스펙트럼이 좁고 중국 OEM들의 기술 추격이 거세다는 점도 장기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특히 ADAS용 센서 및 자율주행용 라이다·레이더의 경우 중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며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성품 대비 시야범위를 3배 이상 확보하는 등 중국산과 기술적 차별화를 이루고는 있지만 아직 대형 수주 소식을 시장에 전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LG이노텍 관계자는 "그간 수익성을 우선순위로 삼아 사업을 전개하면서 전장부문의 매출이 다소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자동차 전장사업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보니 회사에 마이너스가 되는 저가 수주는 받지 않았다. 외형 성장보단 내실에 집중하면서 올 2분기 기준 전장사업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내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는 것 역시 숙제다. 전장 업계 내에서는 "(LG이노텍의 전장 부품의) 포트폴리오는 넓지만 실제 어디에 얼마만큼 공급되는지는 알기 어렵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실제 수주 공시 상에서 글로벌 타 브랜드가 계약 상대방 사명을 명시하면서 시장에 어필하는 것과 달리 LG이노텍은 고객사 명을 노출하지 못해 '깜깜이 수주'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측은 "우리가 전장업계 내에서 브랜드 가치를 더 키우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차량용 카메라 부문에서 테슬라향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매출로 잡히면서 LG이노텍의 전장사업부에 힘을 실어주진 못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전장사업부는 이제 적자의 굴레를 벗고 매출을 내고 있는 단계로, 하이테크 제품을 위주로 고객사를 확보하며 자동차 업계에서 평판을 쌓고 있다"며 "수주잔고도 지난해 기준 13조원을 돌파했고 신규 수주 또한 전년 대비 20% 늘어난 3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향후 고객사 신차가 출시되면 매출 흐름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차 양산 라인 가동이 전제지만, 향후 순차적으로 수주잔고가 매출액으로 산입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현 수주잔고는 약 17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다만 단기간의 부침과 별개로 LG이노텍 표 전장사업에 대한 비전과 기술적 우위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내년 CES에 참가하며 자동차 전장 기술을 전면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자체 렌즈 세정 기능을 고도화한 ‘액티브 클리닝 카메라 모듈’부터 파수 변조 연속파 라이다·레이더를 선보이며 자율주행 생태계에 핵심 부품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업황에 따라 성장폭의 변동은 있겠지만, 기판과 모빌리티 전장 양대 축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신사업 매출 비중을 전체의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라면서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