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적자뿐”… 다날, 배달·무인카페 실패 후 ‘바이낸스’에 건 마지막 승부
‘독점’은 오보라는데… 오너 책임은 어디로 배달 플랫폼도, 무인카페도 기대 이탈… 핵심 신사업 대부분 손실 ‘거래액 100조’ 바이낸스 페이, 실제 수익성·책임 구조는 아직 안갯속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김지문 기자]
다날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의 협업 소식으로 주가가 단기 반등했지만, 회사의 중장기 사업 성과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복잡하다. 배달 플랫폼, 무인카페 등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던 사업들이 줄줄이 실패하며 구조적 적자가 누적된 가운데, 시장에선 이번 ‘바이낸스 페이’ 협력이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 배달 플랫폼 ‘만나코퍼’ 투자, 내부자도 “회수 어려워”
다날은 2022년 배달 플랫폼 만나코퍼레이션에 35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회사는 배달 수요 확대와 결제 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투자는 실패로 귀결됐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배달료 정산 지연과 세금 체납 논란까지 불거졌다. 다날은 올해 576억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실제 회수 금액은 불투명하다. 지난해 말 기준 다날 재무제표에 반영된 만나코퍼 지분가치는 약 140억원으로, 사실상 투자금 대부분이 손상 처리된 상태다.
특히 회사 내부자들도 회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난다. 최근까지 만나코퍼 IR(기업설명)을 담당했던 한 전직 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털어놨다.
“사실상 투자금 회수는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였다. 배달산업에서 분리형 배달대행 플랫폼의 입지가 계속 줄어들고 있었고, 회사 자금 사정이 워낙 나빠 월급이 밀린 적도 있었다. 퇴직금도 못 받을 뻔했는데, 가까스로 정산을 받고 회사를 나왔다.”
이 전직 임원은 “외부 투자자나 주주 대상 설명(IR)과 실제 내부 상황 사이에 괴리가 컸다”고도 했다.
다날 측은 이에 대해 “투자가 사실상 상실된 것은 맞지만, 구상권 청구 등 가능한 회수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무인카페 ‘비트코퍼’, 5년 연속 적자… 완전자본잠식
다날의 또 다른 신사업 축이었던 무인카페 운영사 비트코퍼레이션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퍼레이션은 설립 이후 5년 연속 적자, 누적 순손실은 275억원에 달한다. 2024년 말 기준 총부채가 총자산을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매출도 당초 회사가 제시했던 성장 시나리오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23년 매출 180억원, 2024년 355억원을 전망했지만 실제 매출은 각각 64억원과 74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선 “수익성 없는 상장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남은 건 ‘본업+가상자산 결제’… 하지만 ‘독점’은 아니었다
신사업들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다날은 다시 모바일 결제 본업과 가상자산 결제로 전략을 수렴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바이낸스 페이 협업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보도한 ‘국내 독점 파트너’ 표현에 대해 다날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다날 홍보팀은 “바이낸스 페이와의 협업은 국내 독점 계약이 아니며, 일부 언론의 오보로 ‘독점’이라는 표현이 확산됐다”고 밝혔다.
협업 발표 이후 가맹점 반응과 관련해선 “아직 워크타임으로 며칠 되지 않아 수치로 제시할 단계는 아니지만, 기존 가맹점들로부터 바이낸스 페이 사용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는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100조 거래액’ 수치는 외신 인용… 수익성은 미지수
‘바이낸스 페이 연간 거래액 100조원’이라는 수치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다날 측은 “외신 보도를 인용한 것일 뿐 회사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선 “기업에 유리한 방향의 오보성 숫자가 수정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거래 규모와 실제 다날의 수익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 최대주주 박성찬 대표, 책임론 피해갈 수 있나
이 과정에서 책임 소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른다. 다날의 최대주주는 박성찬 대표로 지분율은 약 13%다. 절대적 오너 지배 구조는 아니지만, 창업주이자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경영 실패에 대한 상징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날 측은 만나코퍼 투자 실패와 관련해 “별도의 인사 조치는 없었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실패가 반복됐음에도 경영진 책임이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얻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반복되는 ‘기대 선반영’… 이번엔 숫자가 필요하다
다날은 그동안 배달, 무인카페, AI 후불결제, STO 등 다양한 성장 전략을 제시해 왔지만 상당수는 적자와 지연으로 귀결됐다. 감사보고서상 주요 계열사 다수는 여전히 손실 구조다.
이번 바이낸스 협력이 또 하나의 ‘기대 선반영’으로 끝날지, 아니면 신사업 실패의 고리를 끊는 전환점이 될지 시장과 주주들은 이제 선언이 아닌 숫자와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