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장녀' 최윤정 부사장,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맡아...이혼소송 승소 이후 '경영 후계 구도' 빨라지나?

- 최윤정, 중장기 사업계획 등 핵심 의사결정 참여 ...SK그룹 경영전략회의, CEO세미나 등에 참석 - 최인근, 글로벌 컨설팅사 근무...경영수업 일환 - 최민정, 미국에서 스타트업 창업해 독자 행보 - 최태원 "주주로서 베니핏 물려주는 게 더 자유로운 선택"

2025-12-05     박근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부사장이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 후계자에 더욱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바이오팜은 4일 최윤정 사업개발본부장을 전략본부장으로 선임하고, 방사성의약품(RPT) 본부를 신설하는 등 '2026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오는 1월 1일자로 시행된다. 

SK 측은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축 중심의 핵심 기능 강화 및 실행력 제고를 목적으로 이번 개편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최윤정 부사장은 미래 전략 방향성과 실행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략본부장으로 선임됐다. 기존에는 사업개발본부장을 맡아왔다.

전략본부는 전사 중장기 전략 수립,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글로벌 성장 전략 추진, 신사업 검토 등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 기능을 통합해 미래 전략 실행의 정합성과 추진 속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래 성장 모달리티로 부상한 방사성의약품(RPT)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RPT 본부를 신설했다.

RPT 본부는 원료·동위원소 확보, 파이프라인 발굴 및 전임상 수행, 글로벌 사업개발 등 전주기 운영 기능을 갖춘 조직이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신설을 통해 RPT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제고하고, 신약·신사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윤정 본부장은 최태원 회장의 세 자녀 중 SK그룹 경영 후계자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서의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윤정 본부장은 지난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한 이후 2023년 말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해 입사 후 7년 만에 임원이 되면서 그룹 내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지난해부터는 SK그룹 지주사인 SK㈜에서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고 있다.

또한 최윤정 본부장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SK그룹의 주요 경영진 회의인 '경영전략회의'에도 참여했다. 통상 부사장급은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하지 않지만 최윤정 본부장은 예외적인 케이스이다. 오너 일가 자격으로 참석한 셈이다.

이밖에도 최윤정 본부장은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이어 이천포럼에 참여하는 등 SK그룹의 주요 연례행사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하면서 경영 후계자 구도에 속도를 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0월 대법원은 2심 판결을 깨고 파기환송을 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지난 2심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1조 3000억원대 재산분할을 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태원 회장은 경영 승계 문제와 관련 "전문경영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고 내 자녀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에게는 1989년생인 최윤정(36세) 본부장 외에 차녀 최민정(34세), 아들 최인근(30세) 세 자녀가 있다.

최인근 씨는 올해 맥킨지앤드컴퍼니 서울 사무소에 입사했다. 이전에는 2020년 SK E&S에 입사해 북미 에너지솔루션 사업 법인 '패스키'에서 매니저로 근무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경영 후계자들이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후 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경영 수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최윤정 본부장 역시 SK 입사 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1년 7개월 정도 근무했다.

최민정 씨는 2014년 해군 장교로 자원 입대하고, 전역한 뒤에는 중국 투자회사인 홍이투자에서 글로벌 인수합병(M&A)을 담당했다. 2019년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인티그럴 헬스'를 창업하는 등 독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SK㈜ 최대주주는 17.90%를 보유 중인 최태원 회장이다.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6.66%로 개인으로 2번째 주주다. 국민연금은 7.40%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세 자녀는 현재 아무도 SK㈜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최태원 회장은 2023년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보다 회사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주주로서 베니핏(이익)을 물려주는 게 더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윤정 부사장은 몇 년 내 사장급으로 승진하고, 최인근 씨도 2~3년 정도 글로벌 컨설팅사 업무 경험 이후에는  SK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반면 최민정 씨는 스타트업 경영 등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