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vs 황성엽, 2파전 양상 금투협회장 선거…서유석 현직 존재감 미미
18일 투표 임박…이현승–황성엽, 선거 활동 '속도전' 두 후보 공통점은 정책 강화와 현장 중심 소통 기조 이현승은 '업권별 맞춤 전략', 황성엽은 '시장 전체 성장' 내세워 선례 없는 연임 도전 나선 서유석 회장, 존재감은 제한적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와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이 '정책 경쟁·소통 경쟁'을 전면에 내세우며 표심 확보전에 돌입했다. 두 후보 모두 협회의 수동적 역할에 대한 업계 비판을 의식해 “정책 중심의 협회”, “현장 소통 강화”라는 프레임을 공통적으로 차용하고 있으나, 접근 방식과 전략 방향에서는 뚜렷한 결이 드러난다.
이 전 대표가 업권별 ‘맞춤 대응형 리더십’을, 황 사장은 ‘시장 전체 성장 구조 우선’을 내세우며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반면 서유석 현 회장은 노조 협상 등 내부 일정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서지 못하면서 존재감이 약화된 상황이다.
"수동적 협회는 이제 그만"…이현승·황성엽 '공감대'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1일 면접 심사 결과 제7대 회장 후보자로 ▲서유석 현 금융투자협회장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황성엽 전 신영증권 사장을 최종 선정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18일 임시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와 황 사장은 회원사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번 선거를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니라 ‘정책 경쟁·소통 경쟁’의 장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업권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금융투자협회 특성상 협회가 민원 대응 수준을 넘어 능동적 정책 파트너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회원사 방문 과정에서 두 후보 모두 “협회가 지나치게 수동적이다”라는 비판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고 전한다. 이에 따라 ▲현장 애로의 정책 반영 기능 강화 ▲업권별 이해조율 능력 제고 ▲금융당국·국회와의 협의력 강화 등이 이번 선거의 공동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업권별 맞춤형 접근 택한 이현승…“현장 니즈에 기반한 대응 필요”
이 전 대표는 업권별 요구가 확연히 다르다는 현실에 주목하며 ‘맞춤 대응형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번 선거를 “정책 경쟁의 장”으로 규정하고, 협회장은 “회원사 성장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무엇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직면한 이슈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한다. 대형사는 공정거래 이슈와 프라이머리딜러(Primary Dealer) 제도 관련 공동 대응이 시급한 반면, 중소형사는 생존을 넘어 도약을 위한 실질적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업권별로 관심사가 다르다”며 각 사 환경에 맞춘 ‘맞춤형 소통’과 ‘즉각 대응’ 체계를 제시했다.
공약에서도 업권별 차이를 반영했다. 대형 증권사가 기대해온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와 IMA(종합투자계좌) 도입을 앞당기고, 중소형사에는 NCR(영업용순자본비율) 규제 완화와 IT·컴플라이언스 비용 부담 경감책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신규 사업 진출 시 과거 제재와 무관한 영역까지 제한하는 연계 제재 폐지 ▲글로벌 기준과 맞지 않는 규제 정비 ▲부처 간 정책 불일치 개선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협회가 현장의 요구를 정책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SK증권 최고경영자(CEO) 6년, KB자산운용, 외국계(메릴린치) 근무 경험 등을 통해 시장 언어(현장 니즈)와 정책 언어(규제·법령 프로세스)를 모두 이해한 후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회원사 언어가 정책 언어로 전환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 간극을 메우는 데 자신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황성엽, '시장 전체 성장 구조' 내세워…균형형 리더십 강조
황 사장은 업권별 개별 현안보다 자본시장 전체의 성장 구조를 우선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istening first, leading with action(먼저 경청하고 반드시 실천한다)"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경청을 바탕으로 한 구조적 해법을 강조한다.
그는 "개별 회사의 이익보다 자본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경쟁 관계가 아닌 '동반 성장 구조'로 연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본시장은 어항과 같다. 큰 돌이 자리 잡아야 작은 돌과 모래도 안정된다"는 비유도 시장 생태계 전체를 고려한 사고를 강조한 것이다.
황 사장은 장기투자 인센티브 강화와 연금정책 개선을 가장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국의 디폴트옵션은 원금보장형 중심이라 장기 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다"며 "미국 401(k)나 호주 슈퍼애뉴에이션처럼 장기투자 유인을 강화해야 국민 노후자산이 실질적으로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고용노동부 등과 협력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및 장기투자 기반 확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경력 역시 강점으로 내세운다. 신영증권에서 리테일·IB·WM·기획·리스크·재무·인사 등 핵심 부문을 두루 경험했으며, 신영자산운용·신영부동산신탁과의 협업 및 신규 인가 과정까지 참여해 운용·신탁 업권에 대한 이해도도 갖췄다. 협회 회원사가 400개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할 때, 특정 업권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회원사 방문 과정에서도 협회의 소극적 역할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고 밝히며, 협회를 "민원 대응 기관이 아닌 능동적 정책 파트너"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서유석 현 회장 존재감 약화…2파전 양상 강화
한편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으나 노조 협상 등 내부 일정이 겹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정책 메시지도 공개되지 않으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2파전 구도가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원사 관계자는 "현직 회장으로서 선거 활동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내부 현안이 겹치며 서 회장의 메시지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