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전화 수십 통”…쿠팡 유출 사태, 임원은 주식 팔고 소비자는 스팸 전쟁

스팸·피싱 급증…소비자들 “유출 이후 피해 체감” 주장 전직 직원 접근·임원 매도 논란에 커지는 내부 통제 의혹 정부, 최대 1조원대 과징금·영업정지 검토…책임 규명 압박

2025-12-03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쿠팡의 3370만 명 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소비자들이 스팸 전화·피싱 문자 등 직접적인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유출 경위와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장에서 체감되는 피해는 이미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이용자는 “요 며칠 070 번호로 전화가 수십 통씩 온다”며 “유출 이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늘어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 역시 “코인거래소라며 보유 코인이 사라졌다는 메시지와 함께 URL 접속을 요구받았다”고 증언했다.

두 소비자 모두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유출 사고는 단순한 외부 공격이 아니라 전직 직원에 의한 내부 통제 실패가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책임 공방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쿠팡은 해당 직원이 퇴사 전 확보한 인증키를 악용해 수개월 동안 고객 계정에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직 직원들은 “퇴사 후에도 일정 기간 사내 메신저 계정이 비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기본적 권한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출 시점 전후로 쿠팡 고위 임원들이 수십억 원대 자사주를 매도한 사실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주요 기술 임원이 사고 인지 직전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내부자 거래’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절차적으로 봤을 땐 정상적 신고 후에 따른 매도이긴 하나, 시장에서는 당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에 대해 최대 1조원대 과징금 부과를 검토 중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영업정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도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추궁, 2차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쿠팡의 내부 보안 체계뿐 아니라 지배구조 전반의 신뢰도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지 수개월 동안 침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점은 관리 부실의 정점이라는 지적이다.

쿠팡은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무단 접근이 이어졌음에도 이를 탐지하지 못했고, 침해 사실을 공식 신고한 것도 11월 중순이었다. 기본적인 이상접속 탐지(FDS)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창업자 김범석 의장의 책임 회피 논란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김 의장은 차등의결권을 통해 회사 의결권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 국적 등의 이유로 국내에서는 ‘총수’로 지정되지 않아 공적 책임에서 비켜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유출 이후 뉴욕증시에서 쿠팡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이러한 구조적 불신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 피해가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사고의 원인·책임·대응 체계가 여전히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보안·지배구조·임원 처신 등 의혹이 동시에 제기되며 이번 사태가 단순한 유출 사고를 넘어 기업 책임성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