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철강, '내우외환' 위기…내수는 中 저가 공세, 수출은 관세 장벽
중국산 강판 덤핑 조사 착수로 내수 방어전 본격화 미국·유럽·동아시아 관세 장벽 겹치며 수출 부진 심화 업계 "신흥시장 확대와 정부 협상력이 향후 수출 회복 좌우"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통상 압박이 겹겹이 더해지며 한층 불안정한 국면에 놓였다. 중국산 저가 공세로 내수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유럽의 고율 관세 강화에 이어 캐나다까지 수입 규제를 높이면서 수출·내수 전방위 부담이 커지고 있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내수 시장에서는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에 대한 정부의 덤핑 조사 절차가 공식 개시됐다. 최근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동국씨엠, KG스틸, 세아씨엠 등 3개사가 제기한 반덤핑 조사 요청을 받아들여 관련 품목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국내 기준에 미달하는 중국산 제품이 저가로 유입되며 시장 질서를 흐트러뜨렸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무역위는 3개월 예비조사와 이후 본조사를 거쳐 덤핑 여부와 산업 피해를 판단할 계획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시장 교란 요소가 정확히 규명돼 산업 피해가 최소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출 환경은 악화일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철강 수출액은 255억7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특히 미국은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며 한국산 철강 수출을 직접적으로 압박했고, 일본·중국향 수출도 각각 12.2%, 16.2% 줄었다. 멕시코향 수출은 니어쇼어링 조정과 관세 부담이 겹치며 28.6% 감소했다.
여기에 캐나다의 신규 규제까지 더해졌다. 캐나다는 최근 철강 저율할당관세(TRQ) 강화 조치를 발표하며 한국을 포함한 FTA 체결국에 대해 기존 연간 수입량의 100%였던 무관세 쿼터를 75%로 줄이고, 철강 파생상품에는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이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차관보는 1일 방한한 알렉산드라 도스탈 캐나다 산업부 선임차관보와 만나 조치 철회를 공식 요구했다. 박 차관보는 “이번 조치는 통상법 위반 가능성이 크고, 캐나다가 강조해온 규범 기반 무역질서와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의 캐나다 투자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양국 간 잠재적인 경제적·전략적 협력 확대 가능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유럽 또한 무관세 쿼터 축소와 50% 관세 부과 계획에 더해 내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며 비용 부담을 높이고 있어 통상 환경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통상 대응력 강화와 함께 자체적인 시장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도 등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대미·대유럽·대캐나다 통상 협상력 확보가 향후 수출 회복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