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해외 ‘제로(0)’ 전략의 한계…내수 의존 심화로 성장성 제약
내수 집중 구조, 정책·경기 변수에 가장 취약 경쟁사 해외 매출 비중 평균 7~15%…삼성카드는 사실상 0%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삼성카드가 국내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사업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성장성 제약이 심화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사실상 ‘제로(0)’인 가운데, 경쟁사들과 카드업 전반이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하는 흐름과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해외 영업수익 비중은 1% 미만으로, 통계상 사실상 해외 실적이 없는 수준이다. 반면 신한카드(신한금융 계열 해외 사업 포함)는 약 12~15%, KB국민카드는 7~8%, 우리카드는 4~5%가 해외·해외 연계 사업에서 발생한다. 카드업의 장기 성장성이 개별 국가의 경제 상승률에 묶이지 않도록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과 달리 삼성카드는 완전한 내수 고립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하다. 최근 3년간 국내 카드 이용금액 증가율은 연평균 3.8~4.5% 수준으로 둔화돼 있다. 반면 동남아·중앙아시아의 카드·디지털결제 시장은 연평균 15~3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만 성장 전략을 찾는 것은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삼성카드는 성장 시장에 대한 접근 자체가 막힌 구조”라고 지적했다.
수익성 지표에서도 한계가 드러난다. 삼성카드의 2024년 기준 영업이익은 4161억원, 당기순이익은 3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정체 상태다. 반면 해외 사업 비중이 큰 신한카드(신한금융 포함)는 2024년 기준 연결 순이익 약 7000억원으로, 글로벌 거점 덕분에 수익 변동성이 더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맹점 수수료 정책에 취약한 점도 문제다. 국내 카드사 수익의 핵심은 가맹점 수수료인데,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수익이 수시로 흔들린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카드사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삼성카드는 전적으로 국내 수수료 시장 변동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2022~2024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 국면에서 삼성카드의 영업수익은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빅테크·글로벌 결제 기업과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애플페이·알리페이·구글페이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결제 생태계가 급속 확장되고 있는 반면, 삼성카드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페이와의 브랜드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결제 시장은 이미 글로벌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국내 카드사가 단독으로 방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경쟁사의 글로벌 전략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명확해진다. 신한카드는 베트남·라오스·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결제·현지 카드 발급·렌탈 사업을 확대 중이고,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라오스 금융그룹과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 우리카드 역시 중앙아시아·동남아 디지털 금융 플랫폼과 제휴한 상태다. 반면 삼성카드는 해외 자회사·지점·JV가 전무하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해외 확장에 장애가 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비금융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 간 사업 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삼성카드가 대형 투자를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국내 시장만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 모델이 계속된다면 장기적으로는 브랜드·데이터 경쟁력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거점이 있으면 AI 신용평가·결제 데이터·글로벌 구독 모델 등 확장이 가능하지만 삼성카드는 국내 데이터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며 “5년 후 글로벌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외 진출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한 판매망 개념이 아닌, 디지털 기반 결제 플랫폼 중심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