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아들' 이지호 소위, '최태원 차녀' 최민정 중위 이어 해군 장교 됐다...한화 김동관·HD현대 정기선 등 재조명
- 이재용·임세령, 16년만에 공식석상 엇갈린 만남 - 이재용 홍라희 이서현 등 삼성가 대거 참석해 - 한화, 김승연 이어 김동관-김동원 '부자' 공군 장교 - 정몽준-정기선 '부자' 육군 장교 등 군 복무 '관심'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아들 이지호(24) 신임 소위가 11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해군 장교로 정식 임관한 가운데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오너가(家) 장교 출신 경영진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지호 소위는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장교 계급장을 달았다.
이날 현장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모친인 임세령 대상 부회장이 각각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이재용 회장과 임세령 부회장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동시에 포착된 것은 2009년 이혼 이후 16년만이다.
이지호 소위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졌지만 해군 장교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입대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사례로 주목받았다.
특히 이지호 소위는 이날 임관자들을 대표해 제병 지휘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무선마이크(헤드셋)를 착용하고 대열 정중앙 가장 앞줄에 선 그는 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열중쉬어", "뒤로 돌아", "받들어총" 등의 구호를 크게 외치며 동료 장교들을 능숙하게 통솔했다.
계급장 수여식에서는 이재용 회장과 할머니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직접 단상에 올라 이 소위의 양 어깨에 소위 계급장을 달아줬다.
이지호 소위는 두 사람을 향해 "필승. 신고합니다. 사관후보생 이지호는 2025년 11월 28일부로 해군 소위로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이라고 거수경례를 했다.
이에 이재용 회장은 흐뭇한 아빠 미소로 "필승"이라고 인사를 받았다.
취재진이 이재용 회장에게 아들을 안아달라고 요청하자, 이재용 회장은 웃으며 아들의 어깨를 툭 치며 "수고했어"라고 격려했다. 홍라희 명예관장은 손자를 꼭 안아주며 축하했다. 또 임관식에는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도 참석했다. 다만 여동생인 이원주 씨는 입교식에는 참석했으나 이날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의 축하가 끝난 뒤 엄마인 임세령 부회장과 이모인 임성민 대상홀딩스 부사장도 이지호 소위를 찾아 격려했다.
통역장교로 임관한 이지호 소위는 총 39개월 동안 해군 생활을 하게 된다.
이지호 소위는 해군과 사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 11주간 고된 교육·훈련을 받으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어려움에 맞서 이겨내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함께한 동기들이 있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고 훈련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 어떠한 보직에서도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지호 소위의 입대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재용 회장도 아들의 군 복무 결심에 뜻을 함께 했다.
이지호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군 복무를 이행하기 위해 학사 장교 시험을 치렀고 해군 장교로 입대하게 됐다.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보유한 병역의무 대상자가 자원 입영을 신청한 사례는 한 해 평균 100여 명에 불과하다.
이지호 씨는 군 복무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일반 병사로 입대할 수도 있지만 평균 복무 기간이 39개월에 달하는 장교로 임관하는 길을 선택했다.
이지호 씨가 미국 시민권까지 버리고 군 복무를 선택한 것은 공동체를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재계 오너가의 입대 사례가 재조명된다.
재계 총수 일가 가운데 장교 입대를 택한 사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 씨가 대표적이다. 최민정 씨는 병역 의무가 없었지만 2014년 해군사관학교 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2015년 청해부대, 2016년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복무했다. 이후 2017년 11월 해군 중위로 전역했다.
이지호 소위는 최민정 중위의 해군 후배가 됐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2006년 공군사관후보생 117기 통역 장교로 3년 4개월 간 복무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도 미국 예일대를 졸업한 뒤 공군 장교로 병역을 마쳤다. 김승연 회장 역시 1974년 공군 장교로 복무했다. 한화그룹 세 부자가 모두 공군 장교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 것.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2005년 해군 ROTC 43기로 군에 입대, 육군 소위로 임관해 제701특공연대에서 복무 후 중위로 전역했다. 부친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또한 ROTC 13기로 군 복무를 마친 바 있어, ROTC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그룹 4세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도 미국 시민권을 가진 복수국적자였지만, 육군에 현역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쳤다. 제대 후에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은 중국 푸단대를 졸업한 뒤 귀국해 2006년 해병대 수색대에 자원입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 정해찬 씨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2021년 11월 육군에 입대해 2023년 5월 만기 제대했다.
해외에서는 주요 기업인들과 자녀의 군 복무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례로 주목받기도 했다.
스웨덴 대기업 발렌베리그룹의 창업주 가문인 발렌베리가는 창업자 앙드레 오스카르 발렌베리 등 가문 일원들이 5대에 걸쳐 해군 장교로 복무해온 전통이 있다. 미국의 대부호였던 존 D 록펠러의 손자들 일부도 장교로 복무하며 사회의 존경을 받았다.
록펠러의 외아들 존 D 록펠러 주니어의 3남 로런스 S 록펠러와 4남 윈스럽 록펠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각각 해군 장교와 육군 장교로 참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