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한국 공식 출시...삼성vs애플, 이제는 'XR 콘텐츠 싸움'

500만원 호가 애플 비전프로 참전, 메타·삼성·애플 3강 구도 핵심은 콘텐츠 싸움...XR 콘텐츠 따라 시장 점유율 바뀔 전망

2025-11-28     조아라 기자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 애플의 XR 기기인 애플 비전 프로가 한국에도 공식 출시되면서 XR 디바이스 대전의 막이 올랐다. 기존 시장을 잡고 있던 메타와 후발주자 삼성전자에 더해 애플이 가세하면서 'XR 삼국지'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XR 디바이스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미국, 일본 등 10개국에서 1차 출시한 이후 한국을 2차 출시국으로 포함시키면서 정식 발매를 시작했다. 애플에 따르면 28일부터 애플스토어에서 비전 프로 체험 예약을 진행할 수 있고, 구매 역시 가능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애플과 삼성의 XR 시장 진입이 본격화된 가운데 기존의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메타를 비롯해 XR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XR기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과 전문가들은 XR 경쟁의 핵심은 ‘콘텐츠’ 싸움이 될 거라고 입을 모은다. 애플 비전 프로가 최대 500만 원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고가를 지불하고, 제품을 구입했을 경우 그에 맞는 경험치를 선사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다. 갤럭시 XR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VR 시장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선정적 콘텐츠’ 위주로만 인기를 끌었던 만큼 현재 XR 시장 과도기 상태에서 관련 제조사나 SW사 역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면서 “3D 공연 실황이나 스포츠 경기 관람 콘텐츠와 같은 XR 시청에 최적화된 콘텐츠들이 시장에 더 공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점에서 삼성과 애플은 전략을 달리한다. 삼성은 시작점부터 구글과 퀄컴을 연합해 ‘XR 연합’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퀄컴의 부품 지원뿐만 아니라 구글의 생태계를 끌어온다는 의도다. 예를 들면 구글의 제미나이에게 명령을 내려 3D 지도를 탐색하거나 유튜브에서 콘서트 영상 시청이 가능한 식이다. 구글 생태계를 활용하면서 콘텐츠 바운더리를 오픈하는 방식이다. 

반면 애플 비전 프로의 경우 기존 애플 생태계에서도 그랬듯 자체적으로 만든 폐쇄적 플랫폼 기반으로 구현된다. 자체 플랫폼 상에서 애플 비전프로는 애플TV와 디지니플러스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공급한다. 지난해 3월에는 그룹 메탈리카의 공연 실황 콘텐츠를 촬영, 제작까지 참여해 제공한 바 있다. 이 영상 덕분에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메탈리카 공연을 눈 앞에서 보기 위해서 비전 프로를 사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양사 모두 서로의 핵심 콘텐츠는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점에서는 아직까지는 '적대적'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비전 프로 이용자들은 유튜브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으며, 반대로 갤럭시 XR 이용자들은 비전 프로가 독점으로 공급하는 애플TV와 디즈니 플러스 콘텐츠 시청이 불가능하다.

웹 버전이나 사제 어플리케이션으로 공급하지 않는 콘텐츠 시청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 경우에는 화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XR 기기로 시청하는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XR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원 가능한 콘텐츠의 선호도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시장에 선진입한 메타의 경우 아직까지 ‘게임’ 콘텐츠 위주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시장 초기 XR 기기에 낯선 일반 대중보다 XR에 특화된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아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XR 콘텐츠가 게임 콘텐츠에 국한되면 XR 시장 수요가 게임 유저층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한다. 메타의 고민 지점 역시 '콘텐츠'로 모아진다는 분석이다. 

궁극적으로 XR 시장에서 기업들이 구상하는 방향성과 목표는 비슷하다. 게임, 3D 영상들 ‘킬러콘텐츠’를 기반 삼아 XR기기를 매개체로 현실과 가상 공간을 연결해 이용자의 일상, 업무, 엔터테이닝을 진행하는 ‘공간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는 XR만의 킬러콘텐츠 확보가 우선순위다. 

류은석 성균관대 실감미디어공학과 교수는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 폭이 넓어져야 이용자들이 XR기기를 선택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XR기기와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역시 시장에 다양하게 나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