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AMAT…삼성·SK하이닉스, 파운드리+HBM 선단공정 '에이밍'

AMAT, 2나노·HBM 공정 대응 신제품 발표 삼성·SK하이닉스 차세대 투자 로드맵과 연동

2025-11-27     문슬예 기자
어플라이드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가 26일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나노 파운드리 공정과 HBM용 하이브리드 본딩 패키징을 겨냥한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들은 지난 10월 ‘세미콘 웨스트’에서 선보인 제품이지만, 한국에서 별도 간담회를 다시 연 것은 이들 장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 투자 사이클과 맞물리는 제품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AMAT이 한국에서 별도 간담회를 연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단 공정·HBM 투자 확대와 연결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AMAT이 2나노 선단 공정 관련 장비에 역점을 두고 간담회를 진행한 것을 두고 엑시노스 2600, AI5 및 AI6 등 파운드리 캐파를 늘리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협업 확대를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HBM 공정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메모리 수요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2026년 하반기 이후 대규모 램프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삼성도 평택 P5를 2028년을 목표로 공사에 재착수했고, SK하이닉스도 용인 팹 가동을 2027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MAT 장비는 로직과 메모리 대부분의 선단 공정에서 사용되는 핵심 장비”라며 “국내 주요 업체들의 CAPEX 증가는 자연스럽게 AMAT 매출과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AMAT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아시아 주요 고객사와의 논의를 근거로 2026년 하반기부터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브라이스 힐 AMA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시아 고객사들과 장기 수요 전망을 협의한 결과, 2026년 하반기부터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대규모 램프업이 예상된다”며 “이에 맞춰 공급망·제조 조직 전반을 사전에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최근에 발표한 AMAT 신제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로드맵과 연결되는 지점도 뚜렷하다. 

우선 업계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2나노급 에피·계측 장비가 삼성전자의 차세대 파운드리 라인에 투입될 가능성을 주목한다. 삼성은 이미 국내에서 2나노 초기 양산을 시작했으며, 당초 4나노 공정  양산을 계획했던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팹도 고객사 수요(테슬라 AI6 등)에 맞춰 2나노로 전환해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과정에서 AMAT의 ‘Centura Xtera(센츄라 엑스테라)’ 에피 시스템, ‘PROVision(프로비전) 10’ 전자빔 계측 장비 등 2나노 이하 공정에 최적화된 신제품 도입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센츄라 엑스테라와 프로비전 10은 2나노 이하 로직 공정에서 수율을 좌우하는 장비로, 삼성의 차세대 파운드리 라인에 적용될 수 있다”며 “삼성은 국내에서 이미 2나노 공정을 가동 중이고, 미국 테일러 신규 라인도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구축 진행 중이어서 장비 반입 시점이 맞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SK하이닉스와 AMAT 신제품의 연결 고리는 HBM향 하이브리드 본딩 시스템에서 두드러진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패키징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AMAT이 강조한 ‘Kinex(키넥스)’ 본딩 시스템이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TPU 등 AI용 커스텀 칩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HBM 수요도 동시에 급증하고 있다”며 “전방 시장의 확장이 HBM 생산라인의 증설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키넥스와 같은 패키징 장비에 대한 투자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AMAT 역시 국내에서 신제품 간담회를 별도로 개최한 것에 대해 “세미콘 웨스트에서 이미 신제품을 공개한 상황이지만, 한국에 다시 한 번 소개하기 위해 별도 간담회를 열었다”며 “한국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관련 장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 키넥스를 중심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센츄라 엑스테라와 프로비전 10은 기존 장비의 업그레이드 모델로, 계측 정확도가 개선돼 수율 등에서 2나노 이하 공정 대응력이 크게 높아졌다”며 “주요 고객사들의 선단 공정 요구에 맞춰 강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AMAT이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로 중국 비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국을 대체 시장으로 공략하기 위해 별도 간담회를 개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AMAT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24 회계연도 37%에서 올해 30%까지 하락했다. 반면 한국 비중은 17%에서 20%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