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유화학업계, 고환율발 원가 부담 누적…원달러 1470원대 상향 고착

철광석·원료탄·납사 수입 비용 급등으로 제조원가 압박 심화 정부와 국회, 'K-스틸법·석화 지원법'으로 구조적 위기 대응 속도

2025-11-24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70원선 위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철강·석유화학업계를 중심으로 원가 압박이 크게 누적되고 있다. 핵심 원자재 대부분을 달러로 조달하는 산업 특성상 환율 변화가 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약화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477.1원을 나타냈다. 지난 4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 당시 기록했던 고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현 수준이 단기 변동이 아니라 ‘상향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국내 철강업계는 철광석과 원료탄 등 핵심 투입 원료 대부분을 달러로 수입하고 있다. 최근 수요 부진과 함께 미국의 고율 관세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환율까지 뛰면서 원가 통제 난도가 크게 높아졌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초 원료 가격 자체도 오르고 있는데 환율까지 치솟아 제조원가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며 “수출 비중이 있어 일부 보완은 되지만, 지금처럼 급등세가 이어지면 자체 대응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수입 대금이 환율의 영향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조달 비용이 과거보다 훨씬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수출 가격은 시장 상황 탓에 쉽게 올리기 어려워 환율 상승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석유화학업계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납사 가격 자체가 국제 유가와 환율에 동시에 연동되는 구조여서 이번 환율 급등은 원가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제품 단가를 올리고 싶어도 세계적인 공급 과잉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다”며 “환헤지 전략을 쓰더라도 최근처럼 변동폭이 크면 방어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국가 제조업 기반을 담당하는 양 업계의 비용 리스크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앞서 정부와 국회는 철강·석유화학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제도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정부는 철강산업의 미래 성장분야 투자 지원을 골자로 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고, 석유화학업계의 자발적 구조조정과 NCC 생산량 감축 로드맵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국회는 관련 법안 발의를 통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21일 이른바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 기술 전환 특별법)과 ‘석화 지원법’(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차례로 통과시켰다.

‘K-스틸법’은 철강산업의 친환경 설비 전환과 탄소 감축, 수입재 남용 억제, 무역 리스크 대응 체계를 법적으로 마련하는 내용이 골자이며, ‘석화 지원법’은 노후 설비 구조조정과 고부가 제품 전환을 지원하고 금융·세제 혜택과 인허가 절차 단축, 소급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다. 두 법안은 이르면 27일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