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는 A+, 증권사 7곳 B+ 이하 추락…금융권 ESG 양극화
- 금융지주 8개사 모두 A 이상, 증권사 7곳 B+ 이하…지배구조 D등급 전년 5사→10사 두 배 급증 - 내부통제 감시 평가 항목 추가로 중위권 붕괴…D등급 5사→10사, B+ 44사→48사 양극화 심화 - 평가 종료 후에도 26개사 등급 하향 조정…횡령·배임 직접 반영, 내년에도 기준 강화 방침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2025년 한국ESG기준원 ESG 평가에서 금융권 양극화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금융지주 8개사는 모두 A 이상을 받은 반면, 증권사는 SK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이 B+ 이하로 추락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D등급은 전년 5사에서 10사로 두 배 늘었다. 내부통제 감시 평가 항목이 추가되면서 기업은행과 증권사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횡령·배임·금감원 제재가 등급에 직접 반영된 결과다.
본지가 한국ESG기준원이 19일 공표한 평가를 분석한 결과, 금융지주는 KB·신한·하나금융이 통합 A+를 받았고 우리·BNK·JB·iM·메리츠금융도 A를 지켰다. 반면 증권사는 SK증권만 A를 받았을 뿐, NH투자·교보증권은 B+, 미래에셋증권은 B, 유안타증권은 C로 낮은 등급에 머물렀다. 은행권에서는 제주은행이 통합 A를 받았지만, 기업은행은 횡령·배임으로 지배구조가 B+에서 C로 하락하며 통합 B를 기록했다. 보험사는 삼성화재·한화손해보험·현대해상이 통합 A를 받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업계에선 내부통제 역량 차이가 양극화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ESG 평가는 환경(E)·사회(S)·지배구조(G) 세 영역을 종합해 S부터 D까지 7개 등급으로 평가하는데, 올해는 평가 모형을 개정하며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와 대표이사의 내부통제 관리 역할을 평가 항목에 추가했다. 금융회사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이사회 구성, 리스크관리위원회 운영, 내부통제 체계 구축 의무가 일반 기업보다 엄격하다. 한국ESG기준원은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회사 120개사를 별도로 평가했는데, 이들 중 지배구조 D등급은 5사에서 10사로 두 배 늘었고 B+ 등급은 44사에서 48사로 증가했다. 중간 등급이 상위와 하위로 이동하며 양극화가 심화한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내부통제 역량 차이가 양극화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 요인은 소급 평가 메커니즘이다. 한국ESG기준원은 평가 종료 후 발생한 사건을 심의해 26개사의 등급을 하향 조정했는데, 중대 사건이 터지면 소급해서 등급을 깎는다는 의미다. 기업은행은 횡령·배임 혐의가 결정타였다. 기업은행은 환경·사회 부문에서 A+를 유지했지만, 지배구조 하락이 통합 등급을 끌어내렸다. KB·교보·유진·유안타·미래에셋·하나증권도 금감원 제재가 지배구조 등급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체 평가에서도 D등급이 236사(29.3%)로 A+ 19사(2.4%)와 A 197사(24.5%)를 합친 것보다 많았고, 환경·사회 영역도 C등급 이하가 40% 이상을 차지하며 양극화 흐름이 뚜렷했다.
ESG 등급은 한국거래소 ESG 테마 지수 편입과 금융감독원 감사인 지정 유예 등에 활용되면서 금융회사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횡령·배임 같은 중대 사건이 ESG 등급에 직접 반영되는 만큼,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ESG기준원은 내년에도 평가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