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시와 직영정비센터 폐쇄... 엇갈리는 GM 행보, 철수설 진위는?
직영서비스센터 폐쇄 반대해 노조 비대위 조직 같은 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공개되며 사측, 노조 온도차 "단기간 철수는 어려울 것"... 추가 보조금 요구엔 대비해야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GM의 핸즈프리 ADAS '슈퍼크루즈'를 탑재한 신차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가 출시됐다.
3억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완판을 예고하며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정작 한국GM은 직영정비센터 폐쇄로 노사간 갈등 또한 격해지고 있다.
GM의 엇갈린 국내 시장 대응 속에 '철수설'에 대한 업계 의견 또한 뜨겁게 갈린다.
◆ 직영서비스센터 폐지로 '철수설' 또 다시 시끌
지난 19일 GM 노조는 직영서비스센터 폐쇄에 대항하기 위해 비대위를 출범시켰다. 노조는 회사가 국내 사업 기반을 고의적으로 약화시키며 국내 시장 철수를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며 날선 비판을 했다.
한국GM 철수설은 2018년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산업은행은 적자가 지속되던 한국GM에 8000억원을 출자하며 조건으로 사업유지 의무기간을 2028년으로 설정했는데, GM이 이후 철수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GM이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2022년 부평2공장을 폐쇄하며 추측에 머물던 분위기가 점차 확신으로 변해왔다
해외에서 GM의 전적도 있다. GM은 호주정부로부터 1조 7000억원이라는 막대한 보조금을 수령했지만 결국 2017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2020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전략으로 호주 사업장의 이익을 본사로 빼돌린 뒤 적자구조를 만들어 정부 보조금을 받아내고는 끝내 사업을 접었다.
업계에서는 GM이 국내 고용인력을 볼모 삼아 2028년 이후 또 다시 정부에 출자를 요구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전기차를 비롯한 신차 투입이 없는 것도 철수설 강화에 한 몫 하고 있다. 국내에서 GM 판매량은 연간 2만 대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국산차 중 가장 점유율이 저조하다.
자동차 기업은 신차출시가 경쟁력 확보의 기본인데 볼륨 기업인 쉐보레가 2년 넘게 신차출시 계획을 내놓지 않아 "국내 시장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리가 강해졌다.
◆ 한국 대체할 생산기지·시장 없어... 단기간 철수는 가능성 낮아
분위기는 지난 10월 반전됐다. GM이 기자회견에서 100억원 대의 자금을 투입해 정밀지도를 구축했다고 발표하면서다. 이를 통해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ADAS인 '슈퍼크루즈'를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히며 업계에 긍정적인 파장을 가져왔다.
국내 슈퍼크루즈를 탑재한 1호 차량은 캐딜락 에스칼레이드 IQ다. GM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엔헤이븐에서 캐딜락 에스칼레이드 IQ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출시를 공식화했다.
에스칼레이드 IQ는 전기 SUV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739km를 달성한 고성능 전기차다. 가격은 2억원 후반대로, 상당한 고가임에도 사전예약 기간 동안 초도물량이 완판됐다는 전언이다.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된 슈퍼크루즈가 흥행 포인트였다.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GM 슈퍼크루즈와 테슬라 FSD 성능 비교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금은 초고가 차량에만 슈퍼크루즈가 적용되지만 향후 볼트(Bolt)와 같은 보급형 전기 모델에 기능이 추가되면 GM 점유율 반등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슈퍼크루즈를 탑재한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는 없다. 슈퍼크루즈는 핸즈오프 기능과 차선 자동변동 기능이 제공되는 만큼 국내 법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FTA 협정을 통해 미국 생산 물량만 국내 구동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국내 생산기지의 중요성이 단기간에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GM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종은 쉐보레 트랙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뷰익 엔비스타 네 종류다. 모두 가솔린 기반의 소형 SUV로 미국에서 견고한 수요를 보이는 트림이다. 특히 쉐보레 트랙스는 작년 한 해에만 북미에서 20만 대가 넘게 팔리고 전체 차종 중 판매량 15위에 오르는 등 견고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당장 한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를 찾기도 쉽지 않다. 중국은 미국향 수출이 사실상 막혀있고 멕시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데 이미 멕시코 공장도 실버라도, 트래버스, 이쿼녹스 등 전략 차종을 생산하며 풀가동 상태다.
◆ 직영정비센터 폐쇄는 일반적인 흐름, 철수 전조로만 보기 어려워
노조가 현재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직영정비센터 폐쇄 문제도 철수 전조로만 읽기엔 무리라는 의견이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GM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도 직영서비스센터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직영서비스센터는 노조 가입자들로 채워져 있다보니 작업 효율성이나 운영비용 면에 여러모로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동차 보험료 인하로 인해 정비업체의 운영난이 심해지면서 기업들이 직영센터의 몸집을 줄이고 개별 업주들이 운영비용을 감당하는 협력사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GM이 현대차 블루핸즈, 기아 오토큐처럼 본사가 관리하는 프랜차이즈식 정비센터를 운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GM이 영원히 한국시장에 머무르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2028년에 철수한다는 의견은 좀 급진적인 것 같다"며 "한국은 전기차 전환률도 높고 기술 이해도도 높아서 미래차 전환을 추진하는 해외 기업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작은 내수에도 여러 해외 브랜드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이후 GM이 국내 근로자들의 생계를 볼모로 잡고 또 다시 보조금을 요구할 수는 있다. 그땐 우리 정부가 GM의 고도의 수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다른 자동차 브랜드의 생산을 국내에 유치하고자 노력하는 등 대비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