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콜센터 직원도 가담"... 대포통장 유통조직 덜미

"계좌 모집합니다" 광고, 월 100만원씩 통장 사용료 지급 세탁조직에 유통해 부당이득... 거래정지 대비, 은행 콜센터 직원 포섭 계좌 명의자 자금 인출 시 '출동팀' 시켜 보복하기도

2025-11-14     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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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월 100만원을 미끼로 통장을 모집해 불법 도박사이트 등의 자금을 관리하는 돈세탁 조직에 유통한 대포통장 조직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해당 조직에는 현직 은행 콜센터 직원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총책 A씨 등 59명(구속 7명)을 범죄단체조직,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특수강도 등 혐의로 검거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3년 6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하데스 카페와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개인 명의 계좌를 모집, 보이스피싱이나 사이버도박 등 불법 자금을 관리하는 세탁 조직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온라인에 '개인장(개인 명의 계좌) 등을 매입 중이다. 통장 명의자분들과 서로 도움이 되면서 매달 월세 드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개인 명의 계좌를 모집했다.

이후 이렇게 모인 계좌 101개는 보이스피싱과 사이버도박 자금 세탁용 대포통장으로 이용됐고, 이를 통해 1150억원 상당의 불법자금이 세탁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매달 1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개인 명의 계좌를 구한 뒤 한 계좌당 300만원과 월 사용료 13만원을 받으며 불법 세탁 조직에 넘겼으며, 이들 조직의 범죄수익은 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자신이 제공한 대포통장이 피해 신고에 따라 거래 정지가 될 것을 막고자 금융기관 종사자를 포섭해 범죄에 가담시키기도 했다. 그는 텔레그램에 '은행 직원 모집, 당사자만 조심하면 절대 걸리지 않음' 등의 모집 글을 올려 모 은행 콜센터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담당자로 일하는 20대 여성 B씨를 조직에 가담시켰다. 

이렇게 가담한 B씨는 대포통장 거래 상대방 계좌 정보를 조회해 사전에 세탁 조직에 제공,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가 정지되지 않도록 도운 것으로 전해진다. 

A씨 등은 계좌 명의자가 자금을 인출해 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가족 계좌번호 등을 사전에 받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여기에, A씨 등은 계좌 명의자가 불법 자금을 인출하는 등 행위를 하면 '보복 전담팀'을 명의자에게 보내 폭행하는 등 보복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복 장면을 찍어 텔레그램에 올리는 등 공포심을 유발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A씨 등은 계좌 명의자가 수사기관에 출석할 경우 조사 매뉴얼을 제공하고 벌금을 대신 내준다고 회유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이들 조직에서 탈퇴한 한 관리책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시작, A씨 등을 순차 검거했다. 시가 6억4000만원 상당의 롤스로이스 등 고가 차량과 귀금속을 압수하고 17억52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범죄 자금세탁에 이용되는 대포통장 등 범행 수단 차단을 위해 집중 수사할 것"이라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금전적 유혹에 빠져 계좌 대여 등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