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 세대교체 기류 속 연임 '시험대'

[증권사 CEO 연임 신호등]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 진단 IPO·WM 부문 호조에도 PF 충당금 부담 지속 KB금융 내 세대교체 흐름...리더십 재편 가능성 부상

2025-11-07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KB증권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가 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의 분수령에 섰다. IPO(기업공개) 리그테이블에서 주관 규모와 수수료 모두 1위를 차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어왔지만, 그룹 내 세대교체 기류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으로 인한 실적 둔화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성현 7년째 장수 CEO...이홍구 1년 단임 체제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2019년 KB증권 IB(투자은행)부문 대표로 취임한 뒤 7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 '물갈이' 행렬 속에서도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며 명실상부한 장수 CEO의 반열에 올랐다. 또한 2016년 현대증권 인수와 KB투자증권(구 한누리투자증권) 합병 이후 조직 안정화와 IB 중심의 성장 기반을 다지며 KB증권의 중장기 전략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는 2024년 초 각자대표로 선임돼 WM(자산관리)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임기는 1년 단임이지만, 고객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안정적인 운용 체계를 구축하며 올해 연초 연임에 성공했다. 

두 대표의 임기는 모두 오는 12월 만료된다. KB금융지주는 조만간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인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보통 11월부터 인선 절차가 시작돼 12월 초중순쯤 결정된다"고 말했다. 

전 사업 호조에도 충당금 부담이 실적 압박

KB증권은 최근 국내외 증시 활황 속에 전 사업부문에서 균형 잡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WM 부문 영업이익은 7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고, IB 부문 역시 2791억원에서 3668억원으로 31.4% 늘었다. 특히 3분기까지 누적 리테일 고객 총자산은 205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했다. 이는 2024년 3분기와 비교하면 34.9%가 증가한 것이며, 올해 2분기 말에도 183조8000억원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11.6%가 커진 것이다.

IPO 시장에서는 대어급인 LG CNS를 비롯해 대한조선, 명인제약 등 대형 딜과 씨케이솔루션, 동방메디컬 등 중소형 딜까지 폭넓게 주관하며 리그테이블 1위를 지켰다. 채권자본시장(DCM)에서도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9건을 포함해 선두권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실적 측면에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601억원으로 전년 동기(1733억원) 대비 7.6% 감소했다.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순익 감소세를 기록한 셈이다. 3분기 영업이익 역시 2253억원으로 5.7% 줄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순이익 5024억원, 영업이익 66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9.1%, 9.2% 감소했다. 

실적 둔화의 주요 원인은 부동산 PF 충당금 급증이다. KB증권의 PF 충당금은 지난해 17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41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 KB증권 측은 “일반적으로 4분기에 충당금을 집중적으로 쌓지만, 금융당국의 취지에 부합하고 자산건전성 강화를 위해 3분기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KB증권이 4분기에 약 3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추가로 거둬야 하지만, PF 리스크 부담을 감안하면 달성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역시 4분기 운용손실로 1조 클럽 진입에 실패한 바 있다.

세대교체 기류 속 리더십 재편 가능성도 연임 변수

KB금융그룹 내부에서는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임기 만료를 맞은 KB금융 계열사 5곳(KB국민은행·KB증권·KB국민카드·KB라이프·KB데이타시스템)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CEO는 KB증권이 유일했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의 인사 기조가 '세대교체'에 무게를 둘 경우, 리더십 체제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시장에서는 두 대표 체제의 안정적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기류가 우세하다. 합병 이후 리스크 관리와 조직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KB증권을 KB금융 비은행 부문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매김시켰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ECM(주식발행시장)·DCM 경쟁력과 WM 사업 확장세 등은 여전히 견조해, 성과 중심 인사 기조가 유지된다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올해 IB나 WM 부문 실적이 업계 상위권 수준이어서 연임에 큰 무리가 없다는 분위기"라며 "결국 대추위가 '세대교체'보다 '성과'를 우선할지 여부가 두 대표의 거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구·김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