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바이오 인공지능 ‘K-Fold’ 개발 위해 역량 집중
단백질 구조 예측하는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모델 한계점에서 탈피 교내 AI 및 바이오 분야 최고 전문가들 결집... 졸업생 창업기업과도 협업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카이스트가 의과학·바이오 분야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카이스트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연구 역량을 바이오 분야에서도 입증하고, 신약 개발 등 첨단 바이오 AI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 ‘K-Fold’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AlphaFold3)’나 ‘Boltz2’ 등 최신 모델이 신약 개발·질병 연구·바이오 산업의 핵심 기술인 ‘단백질 구조 예측’의 성과를 이뤘지만, 데이터 통계에 의존하고 있는 해당 모델들은 정확도와 예측 속도 면에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카이스트는 단백질 안에서 일어나는 물리·화학적 상호작용의 원리를 스스로 배우는 새로운 AI 방식을 도입했다. 이 기술을 통해 단백질이 여러 형태로 변하는 모습과 분자 간 결합의 세기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예측 속도가 매우 빨라, 실험실이나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AI 신약 개발 도구로 발전할 전망이다.
이번 과제를 위해 카이스트는 ‘팀 카이스트(Team 카이스트)’를 구성해 교내 AI 및 바이오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결집했다.
화학과 김우연 교수가 과제를 총괄하며, 김재철AI대학원 황성주·안성수 교수가 핵심 AI 모델 개발을 담당하고 생명과학과 오병하·김호민·이규리 교수가 단백질 데이터 수집·정제·검증을 맡는다. 연구진은 카이스트 AI연구원 및 InnoCORE 연구단(AI-CRED) 소속으로, 학제 간 융합 연구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개발된 K-Fold 모델의 상용화는 카이스트 스핀오프 기업 히츠(HITS)가 맡는다. 히츠는 클라우드 기반 웹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을 통해 K-Fold 모델을 설치 없이 웹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한다.
또한 카이스트 졸업생 창업기업인 아토랩(Atolab)은 보안이 중요한 기관을 위해, 하이퍼랩(HyperLab)을 기관 내부 전용 서버나 자체 설치형 시스템으로 구축해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머크(Merck Life Science)는 자사의 디지털 실험 도구 플랫폼(디지털 케미스트리 솔루션, Digital Chemistry Solution)에 K-Fold 모델을 적용해, 전 세계 3만 곳 이상의 연구실이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K-Fold 모델이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머크사 관계자는 “전 세계 연구 커뮤니티의 과학자들에게 AI 기반 신약 개발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해 본 과제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이번에 개발한 핵심 AI 모델(7B급 메인 모델과 2B급 경량 모델)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아파치 2.0’ 라이선스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자와 기업들이 AI·바이오 기술을 더 쉽게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한국바이오협회 및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850여 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K-Fold 기반 실무자 교육과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과제책임자인 김우연 교수는 “국내 최고 수준의 AI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카이스트에게 있어 이번 과제는 그 역량을 바이오 분야에서 입증할 기회”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바이오 AI 모델을 통해 기술 주권 확보와 산업 혁신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송 카이스트 AI연구원장은 “카이스트 AI연구원은 과학과 AI의 융합을 선도해왔다”며 “이번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과학AI(AI for Science)’ 실현을 향한 첫걸음으로 바이오를 넘어 소재·화학·물리 등 전 과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이번 사업은 ‘AI가 과학을 이끄는 시대’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 계기”라며 “카이스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바이오 융합 연구로 국가 혁신과 인류의 미래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