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리딩방 사기, 투자자 정보까지 '맞춤 타겟'... 금감원·경찰청 첫 공조 검거

- 금융감독원·경찰청, 캄보디아 거점 온라인 리딩방 사기 조직 54명 검거 - 역할 분담 체계, 피해자별 맞춤형 사기 전개 - 금융당국, 제보 포상금 1000만원 지급, 상한 2배 이상 상향 검토

2025-11-06     나아영 기자
[사진=금융감독원]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서울경찰청과 공조해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온라인 리딩방 사기 조직 54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액은 약 190억원으로, 금감원과 경찰청이 협력해 해외 거점 대규모 사기 조직을 적발한 것은 첫 사례다. 동시에 금융감독원은 사건 적발에 기여한 내부 제보자에게 불법금융 파파라치 최우수 포상금 1000만원을 지급하고, 향후 제보 활성화를 위해 포상금 상한을 2배 이상 대폭 상향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6일 서울경찰청과 함께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온라인 리딩방 사기 조직 54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피해액은 약 190억원이며, 검거된 조직원은 구속 18명, 불구속 36명이다. 금감원과 경찰청이 해외 거점을 둔 대규모 사기 조직을 공동으로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중국인과 한국인 등 조직원 500여명이 캄보디아에 상주하며 해외 유명 금융회사를 사칭한 온라인 리딩방 사기 범행을 준비 중이라는 내부 제보를 접수했다. 금감원은 제보를 받은 직후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고, 양 기관은 8월부터 10월까지 공동 수사를 진행해 조직원 54명을 검거했다.

적발된 조직은 정교한 역할 분담 체계를 구성했다. 중국인 총책이 범행 시나리오를 작성하면 한국 조직원이 한국어로 번역 및 수정하는 번역조, 피해자를 유인하는 상담조(콜센터), 대포통장 및 조직원 모집책 등으로 세분화돼 활동했다. 조직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주식 투자 관련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피해자를 텔레그램 채팅방으로 초대했다. 이후 일정 기간 안부 인사와 주식 시황정보를 제공한 후 가짜 투자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해 투자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금전을 편취했다.

온라인 리딩방 사기 조직이 해외 거점을 구성하면서 국내 금융감시의 범위 한계가 나타났다. 조직은 피해자들의 나이, 투자 성향, 보유주식과 투자 금액 등 상세 정보를 장부에 기록·관리하며 피해자별 맞춤형 사기를 진행했다. 해외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조직 특성상 국내 당국의 단독 수사로 적발이 제한적이며, 국경을 넘는 공동 수사체계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금융감독원은 신속한 수사를 위해 조직 내부 텔레그램 계정을 확보해 주요 혐의자들의 역할과 대화 내용 등 증거자료를 수집했다. 조직원들이 운영하는 리딩방에서 확인된 ID를 통해 인스타그램 등을 유추한 후 사진, 성별, 생년월일 등 신원정보를 서울경찰청에 제공했다. 금융감독원은 별도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추가 피해자 정보를 수집하고 경찰청에 제공했다. 이를 토대로 서울경찰청은 전과기록 등 수사자료와 결합 분석해 주요 혐의자들의 신원을 특정하고 조직원 54명(구속 18명, 불구속 36명)을 검거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건 적발에 기여한 내부 제보자에게 불법금융 파파라치 최우수 포상금 1000만원을 지급한다. 금융감독원은 2016년 도입한 불법금융 파파라치 제도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총 16회에 걸쳐 7억49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향후 제보 활성화를 위해 인당 최대 포상금액을 현재의 1000만원에서 2배 이상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리딩방 사기의 특징을 숙지하고 피해를 예방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