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인사 키워드 'AI기술·세대교체·여성·혁신'...임원인사·조직개편 11월 앞당겨

- SK 시작으로 삼성·현대차·LG 예년보다 빠른 인사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내년 사업 구상에 집중 - 삼성, 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 벗어난 후 첫 인사 - 유통 주요 그룹, 10월 인사 끝내...롯데, 11월 인사

2025-11-06     박근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SK그룹의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삼성·현대차·LG 등 주요 그룹의 연말 정기 인사가 예년 보다 빠른 11월로 앞당겨지고 있다. 

이는 관세 전쟁 등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신사업 발굴 등 내년 경영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 따르면 올래 인사의 키워드는 AI(인공지능)를 필두로 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인재 등용, 글로벌 경험 중시, 세대교체 바람, 여성 임원 확대, 혁신 등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는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 타결 이후 내년도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경우 '사법 리스크' 등이 해소되면서 사업 구상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총수는 통상 12월 초 전후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정기 인사 시기를 10~11월로 앞당기며 내년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먼저 SK그룹은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지난 10월 30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부회장으로, 정재헌 SK텔레콤(SKT)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는 대표이사 사장에 각각 승진했다. SK텔레콤 유영상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매년 개최하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이전 사장단 인사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현실이 됐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및 'APEC CEO 서밋' 의장 자격으로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1일까지 'APEC CEO 서밋'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어 SK그룹은 3일과 4일 양일간 열린 'SK 인공지능(AI) 서밋 2025'를 열었다. 

SK그룹은 오늘(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전사적인 리밸런싱(사업 재편) 작업을 추진해온 만큼 핵심 화두 역시 리밸런싱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AI 중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방안도 주요 논의 주제가 될 전망이다.

삼성·현대차·LG 등 주요 그룹도 '조기 인사'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는 11월 중순 이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사장단 인사를 실시해왔으나 지난해의 경우 11월 27일로 앞당겨 발표했다. 올해 역시 비슷하거나 더 빠르게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뒤 처음으로 맞는 인사라는 점에서 조직 및 보직 개편의 폭과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 그리고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 등이 주요 관전포인트다. 이제용 회장은 2019년 10월 등기이사 임기 만료 이후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해왔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가 관심이 쏠린다. 노태문 사장이 부회장에 승진하면 정현호·전영현·노태문 '3부회장' 체제가 복원된다.

삼성은 AI를 핵심 화두로 제시하며 혁신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AI가 인사 및 조직개편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가 20일 '삼성 테크 콘퍼런스 2025'를 온라인으로 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 전경훈 사장은 AI가 주도하는 미래 기술과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일반적으로 12월 중순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지만 최근 앞당겨지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11월 미국 관세 대응 강화를 위해 사장단 인사를 예년 대비 한달 일찍 단행했다.

올해 역시 11월 주요 사장단 인사가 유력하다. 최근 미국 관세협상이 타결된 만큼 사장단 인사 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사업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봇, 미래항공교통(AAM) 등 부진한 신사업 분야에서 일부 경영진 물갈이가 예상된다. 

LG그룹은 11월 중순 이후 인사가 유력하다. 지난 10월 23일부터 연간 실적을 평가하고 내년 사업 계획과 전략을 논의하는 사업 보고회를 시작했다. 이 보고회를 바탕으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확정될 전망이다. 최근 주력 계열사의 실적 및 업황 악화 등을 고려하면 인사 폭이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9월 말 사장단 회의에서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올해 부회장 승진 명단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에는 부회장 승진자가 없고, 사장 승진도 2명에 그쳤다. 현재 LG그룹 내 부회장은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 2인이다. 부회장 후보군으로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이 거론된다.

HD현대그룹과 주요 유통그룹은 일찌감치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HD현대는 지난달 정기선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예년보다 한 달 빠르다.

신세계그룹은 9월, CJ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10월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롯데그룹은 이달 중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리더십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올해 정기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경쟁력 강화, 기술인재 전면배치, 성과주의, 세대교체, 여성 임원 증가 등 트렌드가 예상된다. 

기술인재 전면배치는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 총괄을 SK에코플랜트 CEO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올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476명으로 지난해(463명) 보다 13명(2.8%) 증가했다. 작년 대비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숫자는 98명(1.3%) 줄었지만, 여성 임원은 오히려 늘었다.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 비중은 지난해 6.3%에서 소폭 늘어난 6.5%였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향후 1∼2년 사이에 100대 여성 임원 수는 500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