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개보위 '인당 30만원' 배상 권고에 난색…'전 고객 집단소송' 리스크 직면

수용할 경우 12억 배상, 문제는 2300만 집단 배상 가능성 일각선 "이미 1.2조 조치, 1348억 과징금 처분도 참작해야"

2025-11-05     조아라 기자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산하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4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해 피해자 1인당 30만원의 배상을 권고하는 조정안은 내놨다. 다만, 분쟁조정위의 권고는 강제성이 없고 이미 해당 사태 해결을 위해 SK텔레콤이 큰 출혈을 감수한 만큼 SK텔레콤에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분쟁조정위는 4일 SK텔레콤이 신청인들에게 각 3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조치 강화 등을 권고하는 조정안을 결정했다. 지난 4월부터 총 3998명(집단분쟁 3건 3267명, 개인신청 731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분쟁조정위는 SK텔레콤이 개인정보보호법 상 보호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USIM, 유심 인증키 등 25종의 개인 정보를 유출했고 이에 따라 고객들이 겪은 불편에 대해 정신적 손해를 인정해 손해배상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분쟁조정은 지난 4월부터 총 3998명이 신청한 것으로 만약 SK텔레콤이 이를 수용한다면 총 11억 9940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분쟁조정위의 조정안을 통지 이후 15일 안에 신청인 또는 SK텔레콤은 조정안 수락 여부를 밝혀야 하며 한쪽이라도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조정안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는 SK텔레콤이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SK텔레콤은 이같은 결정에 "회사의 사고 수습 및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보상 노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조정안 수락 여부는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5000억원 규모 고객 보상안과 7000억원 규모 정보보호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약 1348억원의 과징금도 부과받았다. 여기에 해킹 사태 수습을 위한 비용 지출로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5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9% 폭락했다.

문제는 조정안이 그대로 수용될 경우 이후 대규모 집단분쟁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높다는 점이다. SK텔레콤 역시 이 지점에 대한 우려감을 갖고 있다. 1인당 보상금 30만원 지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전체 가입자 2300만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려면 약 7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이번 조정안 수용 결과는 비단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통신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다르게 사이버 침해가 실제 이용자의 금전적 피해로까지 이어진 KT와 뒤늦게 사이버 침해 사건을 신고한 LG유플러스 역시 선례격인 SK텔레콤의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이후 추가로 이어지는 분쟁조정에도 전부 보상을 해야한다”면서 “SK텔레콤의 전체 고객 수로 따지면 약 7조원 수준이기 때문에 SK텔레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을 막지못한 기업의 책임은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를 수습하기 위해 SK텔레콤의 선제적 노력은 참작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킹을 미연에 막지 못한 것은 잘못한 일이지만 이번 사고로 금전 피해와 같은 직접적 피해가 없었고 SK텔레콤이 정부 제재 이전에 먼저 대규모 배상안을 내놓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정이 불성립될 경우 이후 집단 소송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법무법인 이공은 해당 조정안이 불성립 될 경우 민사 소송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공은 지난 5월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해 처음으로 집단 분쟁조정 신청을 접수한 법무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