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넘어 'AI 금융 시대'…신한銀·KB손보 등 일상 업무로 '실무 AI' 확산
- 은행권 창구 AI화로 66개 업무 처리, 부동산 검색도…보험도 과실비율 자동 판정 - 디지털 금융→AI 금융 전환 본격화…자동화 판단·의사결정 단계 진화 - 설명가능성 한계 지적에도 금융권, 연말까지 AI 에이전트 확대 계획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권이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은행 창구 AI 은행원부터 부동산 검색, 보험 과실 비율 산정까지 일상 업무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의 AI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4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학계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5 건전증시포럼'에서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금융권이 디지털 금융에서 AI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디지털 금융이 홈트레이딩서비스(HTS)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중심이라면, AI 금융은 데이터 기반 자동화로 판단과 의사 결정까지 진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생산성·신뢰성·투명성 강화는 물론 고객별 맞춤형 리스크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권은 AI 서비스를 일상 업무에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3일부터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지점에서 'AI 몰리창구'를 시범 운영 중이다. 예금 신규·조회·이체, 통장·체크카드 재발급, 보안매체 재발급, 환전 등 66개 업무를 AI가 처리하며, 체크카드와 보안매체는 즉시 수령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KB국민은행도 지난달 30일 부동산종합플랫폼 'KB부동산'에 '집찾는 AI'를 오픈했다. AI가 매물정보와 입지 정보를 종합 분석해 대화 형식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부동산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보험권도 AI 실무화에 적극 나섰다. KB손해보험은 지난 9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AI 에이전트(Agent)'를 본격 도입했다. 사고 내용을 AI가 스스로 분석해 과실비율을 자동 산정하는 방식이다. 종전에는 직원이 손해보험협회 가이드라인을 일일이 검색해야 했으나, 이제는 AI가 사고 유형별 과실비율을 추천해 일관된 판정이 가능해졌다. KB손해보험은 지난 9월 과실비율 AI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콜센터 상담지원 AI를, 이달 3일에는 고객 녹취를 분석해 민원 유형을 분류하는 'AI 민원 해결 도우미'를 추가로 도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AI 금융 전환을 위한 선행 과제를 강조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금융기관이 AI 비전 및 조직 구축, 내부 데이터 품질 강화 및 보안 확보, AI 융합형 인재 양성 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도입의 긍정적 전망과는 별개로 AI 설명가능성 한계도 동시에 지적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는 AI 모델이 복잡할수록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기 어려워 금융 규제 당국의 감독과 고객 신뢰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계가 지적됐지만 금융권의 AI 서비스 확대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연말까지 민원관리, 콜센터 상담지원, 계약 인수심사, 광고심의 등 5개 AI 에이전트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숙명여대지점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AI 은행원 창구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홍식 시장감시위원장은 "최근 코스피 최고치 경신 등 긍정적 시장 흐름 속에서도 기술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미래 자본시장으로의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