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아이스크림 담합, 과징금 확정…업계에 던져진 경고
빙그레,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벌금 2억원 확정 대법 “원가 상승 아닌 합의 조정”…임원들 집행유예 확정 공정위 과징금 1000억원대 부과…식품·유통업계 전반에 경고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빙그레가 다른 빙과업체들과 함께 아이스크림 가격과 납품 조건을 담합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됐다.
업계 ‘빅4’로 불리는 주요 제조회사 임원들의 형이 이미 확정된 가운데, 법원이 담합 행위의 위법성을 최종 인정하면서 빙과업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일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빙그레 법인에 대해 벌금 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지난 2017년부터 이어진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사건은 약 8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앞서 빙그레·롯데푸드·롯데제과·해태제과 등 4개 업체 임원들은 지난 2017년 6월부터 2019년 5월까지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아이스크림 입찰 과정에서 낙찰 순번과 가격을 미리 합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빙그레와 롯데푸드는 지난 2016년 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제품별 판매가격과 소매점 거래처를 나누고, 편의점의 ‘2+1 행사’ 품목과 마진율까지 미리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2년 이 같은 담합 행위를 적발해 1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빙그레와 롯데푸드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재판부는 “가격 조정이 원가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정이 아니라, 경쟁사 간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이번 판결로 빙그레 임원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롯데푸드와 해태제과, 롯데제과 임원에게는 징역 6개월~1년의 집행유예가 각각 확정됐다. 법원은 “수년간 반복된 담합 행위가 시장 경쟁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단순한 제재를 넘어 식품·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이스크림 시장은 가격 단가가 낮지만, 유통 구조가 복잡해 한 번의 가격 합의가 전체 시장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해당 사건에서는 편의점 판촉 행사 조건과 납품 입찰 순번까지 담합 범위에 포함되면서, 시장 질서 전반을 왜곡한 행위로 법원이 엄중하게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빙그레를 비롯한 주요 식품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담합 행위가 재조명되면서, 업계 전반이 가격 결정 과정에서 ‘공정거래 리스크’까지도 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원가 상승이나 유통 구조 개선을 이유로 경쟁사들과 가격 정책을 논의하는 것조차 위법으로 판단될 수 있다”며 “이번 판결은 업계가 자율 경쟁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