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편입' 동양생명, 건전성은 '합격점'... 수익성은 '글쎄'
3분기 말 킥스 비율 172.7%... 직전 분기 수준 유지 이달 후순위채 추가 신규 발행... 킥스 비율 181%까지 상승 전망 실적은 부진... 3분기 누적 순익 전년 대비 55.1% 감소한 1099억원 보험·투자손익 동반 후퇴... 신계약 CSM·APE 등 핵심 지표도 '뒷걸음질'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동양생명이 우리금융그룹 편입 이후 첫 성적표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후순위채 발행 등을 앞세워 건전성은 안정적으로 유지했지만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모두 줄어드는 등 실적은 적잖이 뒷걸음질친 것. 여기에, 영업 성과 및 수익성 관련 지표 또한 일제히 축소된 만큼 이익체력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3분기 말 기준 동양생명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172.7%로 이전 분기 말(177%)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4월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성공한 것이 킥스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보험 가입자가 한꺼번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얼마나 지급할 수 있느냐를 나타낸다.
업계는 동양생명의 킥스 비율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동양생명이 이달 후순위채를 추가로 신규 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초 동양생명은 1000억원을 발행 규모로 정했으나 수요예측 결과에 맞춰 최대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이 완료되면 동양생명의 킥스 비율은 올 상반기 말 생명보험업계 평균치인 181%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생명은 지난 1분기 말만해도 킥스 비율(127.2%)이 금융당국의 권고치(130%)를 하회했지만 후순위채 발행에 따른 보완자본 확대를 통해 이를 개선시켰다"라며 "이번 후순위채 추가 발행의 경우, 시중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의 할인율 제도 강화 등 계속되는 킥스 비율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라고 전했다.
그러나 동양생명은 건전성 지표와 달리 실적 측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3분기 누적 동양생명의 순이익(연결 기준)은 10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1% 감소했으며, 3분기 개별 순이익은 274억원으로 이전 분기 대비 24.2% 줄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동양생명은 올 들어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반 역성장했다. 동양생명의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535억원으로 52.3% 줄었다. 이제 막 우리금융의 일원이 된 동양생명으로서는 본업 경쟁력은 물론이고 투자 부문에서도 부족함을 노출한 셈이다. 보험손익은 예실차 적자전환(143억원→-651억원)이, 투자손익은 채권평가이익 둔화와 배당수익 감소 등이 부진의 원인으로 각각 지목된다.
이와 함께 동양생명 입장에서 더욱 뼈아픈 부분은 미래의 기대이익을 나타내는 지표 역시 한꺼번에 쪼그라들었다는 점이다. 일례로, 동양생명의 올 3분기 누적 연납화보험료(APE)는 5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줄었다. APE는 신계약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으로, 보험사의 영업 성장세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아울러 동양생명은 이 기간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도 감소했다. 신계약 CSM은 새로 체결한 계약이 앞으로 창출할 이익을 현재가치로 계산해 반영한 것으로, 신계약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쓰인다. 동양생명의 올 3분기 누적 신계약 CSM은 425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4.9% 줄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계약 CSM과 APE 등이 줄었다는 것은 동양생명의 이익체력이 중장기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인수로 수익 구조 다각화 등의 효과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동양생명이 지금처럼 저조한 실적을 이어간다면 속내가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동양생명의) 실적 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된 것인지 점검하고, 이익창출력을 강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우리금융의 영업 네트워크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동양생명은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신계약 경쟁력 제고에 한층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