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미답의 코스피 4200… 독립리서치 '리서치알음', 과열 속 냉정한 경고

급등장 속 밸류 부담 커진 시장… 리서치알음 “조정의 강도 대비해야”

2025-11-03     최성남 인사이트녹경 기자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4200선을 돌파하며 ‘전인미답’의 영역에 진입했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8% 오른 4221.87에 마감했다. 그야말로 불장(佛場)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모두가 환호하는 이 장세 속에서, 독립리서치 ‘리서치알음’은 “지금은 축배보다 계산의 순간”이라며 냉정한 경고음을 냈다.

리서치알음은 이날 발표한 ‘11월 시황 긴급 점검: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보고서를 통해 “정책·수급·실적의 삼박자가 맞물리며 기록적인 상승장이 펼쳐졌지만, 조정이 지연될수록 향후 변동성의 강도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는 무려 71% 이상 상승,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올해 수익률도 20%대를 웃돌며 약 200조 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리서치알음은 이 같은 초강세의 배경으로 ▲이재명 정부의 시장친화적 정책 기조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유동성 확장 ▲반도체·조선·방산·원전 등 ‘중후장대’ 산업의 회복세를 꼽았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이번 랠리의 중심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월 한 달 동안 각각 25~30% 급등했고, AI 투자 확대와 HBM 가격 상승, 파운드리 수율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 11조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에서 7조 원 수준의 이익을 회복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하이닉스의 2027년 영업이익을 128조 원으로 추정하며 목표주가를 84만 원으로 55%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리서치알음은 이런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과거 평균을 훌쩍 웃돈 상태”라며 “추가 상승은 실적이 실제로 성장률을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 하이닉스는 11배 수준으로, 과거 평균 대비 밸류 부담이 커진 상태다.

리서치알음은 또 “최근 시장이 ‘좋을 때 더 좋아지고 나쁠 때 더 나빠지는’ Procyclic 매매구조로 변해 조정의 완충 기능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 패시브 ETF, 레버리지 상품 등 시스템 매매가 시장 방향성을 증폭시키며 상승엔 탄력이 붙고 하락엔 급락이 강화되는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코스피가 25% 이상 급등하는 동안 연기금은 순매도로 전환했지만 개인투자자는 2조6000억 원 이상 순매수하며 상승을 견인했다.

리서치알음은 “조정이 오지 않는다는 말이 회자되는 시점이야말로 과열의 징후”라며 “유동성이 만든 상승은 언제든 되돌림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한 거시경제의 체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KDI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 폭이 미미하고, 설비투자·BSI·소비 지표 모두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수출도 반도체에 편중돼 내수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리서치알음은 “증시는 경기 회복을 선반영하고 있지만 실물경제와의 괴리가 크다”며 “지금은 ‘확신’보다 ‘계산’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보고서는 카지노에 비유하며 시장의 착시를 경고했다. “카지노가 돈을 버는 이유는 확률이 운영자 쪽으로 기울어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이길 수 있는 구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승의 환호 뒤에는 항상 냉정한 확률이 있다”고 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멀티플 확장에 의한 1차 랠리는 이미 마무리됐다”며 “이제는 실적이 주가를 따라가야 하는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리서치알음은 특정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리서치 하우스로, 거시경제와 시장 구조를 정밀 진단하며 투자심리의 열기를 냉정히 식히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이번 메시지는, 과열 속에서도 현실을 직시하라는 시장의 마지막 이성일지 모른다.

여의도

최성남 자본시장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