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미국 현지 진출 본격화…'탈(脫)관세' 생존 전략 가속

트럼프 행정부 고율 관세 지속에 국내 철강사 정면 돌파 나서 포스코,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지분 투자 검토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로 장기 공급망 강화

2025-11-03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고율 관세가 유지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화 전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미국 내 철강사와의 전략적 제휴 및 제철소 신설을 추진하며 ‘탈(脫)관세’ 생존 전략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미국 2위 철강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에 조 단위 규모의 전략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양사는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포스코가 이 회사 지분 10~20% 수준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포스코는 미국산 인정 효과를 얻어 고율 관세를 우회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번 발표는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측에서 나왔고 포스코홀딩스 측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공식 발표를 하지는 않았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연간 1727만톤의 조강 생산능력을 갖춘 미국 2위 철강사로, 자동차용 강판 시장 점유율이 45%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홀딩스의 이번 투자에 대해 미국 내 완제품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미 현대제철과 함께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톤 규모의 자동차강판 전용 제철소를 공동으로 건설하기로 했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계획으로, 포스코는 지분 투자 방식을 통해 현지 공급망을 조기에 확보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그룹

현대제철 역시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 8조5127억원을 투입해 직접환원철(DRI) 설비, 전기로, 열연·냉연 공정을 갖춘 저탄소 제철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항만 인프라 및 전기료 인센티브 협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9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행보는 한국 철강업계가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철강을 ‘국가안보 품목’으로 분류해 관세 협상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철강 원자재뿐 아니라 가전·변압기 등 400여 개 품목에도 50%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수출 중심 구조로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어렵다”며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해 ‘미국산 인정 효과’를 얻는 것이 장기적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의 협력은 고수익 선점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국내 철강사들이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세워 나가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