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26년 만에 ‘통합 동우회’ 출범… 계파 잔재 청산 마침표
상업·한일은행 퇴직자 모임 하나로… 조직문화 혁신 상징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우리은행이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퇴직자 모임을 하나로 통합하며, 합병 이후 26년 만에 진정한 ‘하나의 우리은행’ 시대를 열었다. 이번 통합은 우리금융그룹이 추진해 온 계파문화 청산과 조직문화 혁신의 결정적 이정표로 평가된다.
우리은행은 3일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퇴직직원 동우회가 합병 26년 10개월 만에 ‘우리은행 동우회’로 통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 새롭게 마련된 통합 사무실에서 열린 출범 기념식에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통합 동우회의 공동대표 강원·유중근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뜻깊은 순간을 함께했다.
퇴직자 동우회는 친목과 상호부조를 위한 자율 모임으로, 상업·한일은행 시절 각각 만들어져 오랜 기간 별도로 운영돼왔다. 1999년 양행이 합병해 ‘우리은행’으로 출범한 이후에도 조직은 물리적으로 통합됐지만, 퇴직자 네트워크만큼은 여전히 출신별로 분리돼 있었다.
그러나 합병 이후 입행한 ‘통합세대’ 직원들이 본격적으로 퇴직 시기에 접어들면서, 출신은행을 가리지 않는 단일 조직의 필요성이 커졌다. 양 동우회는 올해 1월 통합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10개월간 준비 과정을 거쳐 통합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통합은 우리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계파 해소–조직문화 혁신’ 전략의 실질적 결실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룹은 올해 초 윤리규범에 ‘사조직을 통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 조항을 신설하고, 6월에는 전 계열사에 ‘사조직 결성 금지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또 인사제도에서도 출신은행 항목을 아예 삭제하고, 학력·병역·출신지역 등 선입견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해 능력 중심의 공정 인사체계를 확립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임종룡 회장은 “이번 동우회 통합은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는 데 있어 화학적 결합을 완성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출신은행 기반의 계파 갈등을 원천적으로 제거해 내부 통합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은행 부문 확대와 함께 그룹 경쟁력을 더욱 견고히 다지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동우회 통합이 상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오랫동안 ‘상업·한일 출신 구도’가 잔존하는 조직으로 평가돼 왔다”며 “이번 통합은 내부 결속과 신뢰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