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매일유업, 잇단 자사주 소각…‘주주환원’ 행보인가, ‘규제 대응’인가?

정부·여당, ‘자사주 1년 내 소각’ 상법 개정 추진에 업계 긴장 남양·매일유업, 잇따른 자사주 소각...‘주주가치 제고’ 강조 단 남양유업, 지배구조 투명성·공시 미흡 지적…“형식적 환원” 비판 나오기도

2025-10-30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자기주식 의무 소각’ 상법 개정안을 앞두고 유업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잇따라 자사주를 대규모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규제 대응성 조치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

상법 개정안 앞두고 자사주 ‘서둘러’ 소각


정부·여당은 최근 상법 3차 개정안을 통해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1년 내 소각해야 한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자기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며 경영권 방어 수단 또는 주가 관리용 수단으로 활용해왔지만, 제도 시행 시 이러한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규제 시행 전 선제적으로 자사주를 정리하며 현금 확보 및 지배구조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주식의 보유비율이 6.14%였다. 보통주만 따질 경우 7.95%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으로는 자기주식 비율이 4.37%까지 낮아졌다. 남양유업은 올해만 두 차례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매일유업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자기주식 보유 비율이 7.99%였다. 반면 올해 6월 말을 기준으로 자사주 비율을 7.08%까지 낮췄다. 매일유업은 지난 8월에도 보통주식 18만주를 소각했으며, 이로써 지난 9월 12일 기준 자사주 보유 비율은 4.51로 대폭 줄었다.


남양유업,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26.7%…‘투명성’은 뒷전


한편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뿐 아니라 공시의 투명성 측면에서도 신뢰를 확보하고 있는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인 한앤코유업홀딩스 유한회사(지분 52.63%)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지속적인 경영 참여보다 투자 회수를 우선시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소각 역시 ‘주주환원’보다는 규제 회피에 가까운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지난해 기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26.7%에 불과했다.

먼저 주주총회 소집공고는 법정기한(3주 전)에 맞췄으나,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4주 전 공고 원칙은 지키지 않았다. 전자투표제도 도입도 미비했고, 주총을 주주참여가 어려운 집중일에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고, 배당계획 역시 사전 안내 없이 이사회 결정 후 공시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편 자사주 소각은 원칙적으로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기업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하고 주주 참여가 제한된 상황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형식적 주주환원’으로 평가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자사주 소각이 단기적으로는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되겠지만, 기업이 진정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려면 배당정책, 주총 참여 제도, 전자투표 도입 등 투명한 공시를 중심으로 거버넌스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