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하이닉스 연내 출하 vs 삼성 샘플 단계…컨콜서 나타난 속도 차
삼성 “HBM3E 판매 확대”…HBM4는 샘플 출하 언급 하이닉스 “HBM4 올해 출하·내년 판매 확대”…물량 협의 완료 D램 캐파·미세공정 전환에서도 차이 드러나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공개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 계획에서 차이를 보였다. 양사 모두 AI 서버향 메모리 수요 확대를 강조했으나, HBM4 추진 단계와 D램 생산 전략에서 일부 차이가 드러났다.
30일 삼성전자는 2025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3분기 HBM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80% 중반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4분기 HBM3E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의 HBM3E 퀄리피케이션(Qual)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다만 HBM4와 관련해서는 “모든 고객사에 샘플 출하를 완료했고 고객 일정에 맞춰 양산 준비가 됐다”고만 언급하는 데 그쳤다. 내년 HBM 생산 계획도 올해 대비 대폭 확대했다고만 밝혔을 뿐, HBM4의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9일 진행된 컨콜에서 “HBM4는 올해 말 출하를 시작해 내년 본격 판매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며 “주요 고객사와 내년도 HBM 공급 물량 협의를 모두 마쳤다”며 공급 계획이 확정 단계임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4분기 전망으로 HBM4 출하 계획을 제시한 반면, 삼성전자는 동일 기간 한 세대 전 제품인 HBM3E 판매 확대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삼성전자가 내년도 HBM4 양산 시점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만큼, HBM4 추진 단계에서 양사 간 속도 차이가 나타난다는 평가다.
D램 생산능력(캐파) 운용 방안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최근 DDR4·DDR5 스팟 가격 상승으로 일반 D램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며 HBM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시장 일각에선 메모리 업계의 캐파 재배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과 컨벤셔널 D램 간 상대 수익성을 고려해 적정 규모로 생산 믹스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익성과 수요 흐름에 따라 탄력적으로 캐파를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은 선제적 장비·물량 협의가 중요한 사업 구조”라며 “일시적 수익성 변화만으로 캐파 믹스를 즉시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 계약과 생산 안정성을 우선해, HBM 중심 생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세 공정 전환 계획에서도 SK하이닉스는 “1c(10나노급 6세대) 전환을 가속해 내년 말 국내 범용 D램의 절반 이상을 1c로 전환하겠다”고 말한 반면 삼성은 향후 1b·1c 공정을 병행 확대할 계획을 제시했다.
한편, 양사는 최근 고객사로부터 HBM4 사양 요구가 상향된 데 따른 대응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 '루빈'에 탑재할 HBM4의 I/O 동작 속도를 기존 8Gbps에서 10Gbps 이상으로 상향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 과정에서 당초 목표치를 상향해 “11Gbps 이상 성능 확보가 가능한 샘플을 출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 요구가 변하면서 협의 기간이 길어졌다고 인정하면서도 “요구 사양을 반영해 내년도 공급 계약까지 마무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