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ESS... LG엔솔 선두, 삼성SDI 추격, SK온은?

LG엔솔, 북미·유럽서 ESS 독주체제 삼성SDI, 기술력 앞세워 반등 시동 SK온, 후발주자서 도전자로

2025-10-29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전기차 수요가 부진함에 따라 ESS 수요가 국내 이차전지 회사들의 실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북미 ESS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고, 삼성SDI는 국내 ESS 사업을 주도하면서 북미 케파를 확장 중이다. SK온은 양사에 비해 ESS 후발주자로,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하며 숨가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 LG엔솔, 북미·유럽 양대 시장 선점… ESS 매출로 ‘흑자 방어’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 13일 회사의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5조6999억 원, 영업이익은 6013억 원으로, IRA 세액공제액 3655억 원을 제외하고도 영업이익 2358억 원을 달성했다. 

정식 실적발표 전이라 세부 매출은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ESS 수요 확대를 호실적의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이번 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향 매출은 지난 2분기 대비 절반 가량 감소했고, ESS가 그 빈자리를 메꾸며 매출을 지탱했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5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 LFP 기반 ESS 전용 셀 생산라인을 가장 먼저 가동하며 북미 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ESS 생산 케파를 갖췄다. LG엔솔은 미국과 유럽 양대 시장에 현지 생산능력을 갖추며 올해에만 ESS용 셀 약 17GWh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30GWh 이상을 목표로 하는 등 공격적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수주 흐름도 좋다. 작년 한화큐셀과 4.8GWh규모 ESS 공급계약을 체결해 2026년까지 공급 예정이고, 폴란드 국영전력공사(PGE) 계약 물량도 2027년까지 공급한다. 미국 현지에서 ESS를 생산함에 따라, 미국 내 크고작은 프로젝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수주 우선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 SBB 기술 앞세워 수주전 선방… 내년 실적 반등 기대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3조 518억원, 영업손실 591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적자지만 ESS 사업 전망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며 내년부터 실적이 반등할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오랜 SBB(Samsung Battery Box) 생산 경험으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미국 현지 설비만 제대로 증설이 되면 이후 수주가 본격화될 거란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SDI는 미국에서 올해 3월 세계 최대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인 넥스트라에너지(NextEra Energy)와 6.3GWh 규모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1차로 4374억원 규모를 확정하고 이후 추가 물량을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다년 계약으로, 전체 잠재 공급액은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에서 공급하고 있는 SBB 1.5 버전은 이전 모델 대비 에너지 밀도를 37% 향상시킨 5.26MWh급 컨테이너로, 기술적인 측면에서 업계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국내에서는 2025년 7월 한국전력중앙회가 발주한 총 540MW 규모 ESS 구축사업 입찰에서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약 80%를 휩쓸었다. NCA 배터리 가격을 최대한 낮추면서도 성능과 안전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세 대응을 위한 미국 현지 생산 체제도 구축 중이다. 삼성SDI는 2026년 가동 예정인 GM과의 합작공장에서 일부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2026년말까지 연간 30GWh 규모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삼성SDI도 미국 IRA 세액공제를 받으며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 SK온, 2026년 첫 ESS 양산 돌입… ‘후발주자’의 추격전 시작

SK온의 ESS 사업은 첫 발을 떼는 단계로, 이제 양산을 준비 중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국내 공장에도 생산체제를 구축 예정이다.

프로젝트 수주 또한 타사 대비 부족하다. 올해 9월 미국 플랫아이언 에너지(Flatiron Energy)와의 계약으로 창사 이래 첫 ESS 수주를 따낸 것이 유일한 성과다. 

초기분 1GWh는 2026년 하반기 매사추세츠 프로젝트에 컨테이너 형태로 납품될 예정이며, 6.2GW 규모 프로젝트의 ‘우선협상권’을 확보해 향후 최대 2조원 대 매출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2025년 한국전력 주도의 대규모 ESS 입찰에 참여했으나, 경쟁사 대비 레퍼런스와 가격 경쟁력 부족으로 한 곳도 수주하지 못했다. 

다만 SK온은 이석희 사장의 주도 아래 ESS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ESS 사업실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격상했으며, 이석희 사장은 공식 석상에서 ESS 사업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했다.

이석희 사장은 지난 7월 열린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ESS 시장에 적극 진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21일 SK온이 학계를 대상으로 개최한 배터리 특강에서도 이석희 사장은 ESS분야의 기술리더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3사 중 업력이 가장 짧은 SK온이 향후 ESS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같은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