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프랜차이즈 평균 존속기간 4.56년…한탕형 대신 ‘상생’으로 갈아탈 때
유행 따라 복제되는 ‘복붙 프랜차이즈’, 브랜드 평균 수명 5년도 못 가 가맹점·협력업체 연쇄 피해…산업 신뢰도 흔들 ‘상생’은 선택 아닌 생존 조건,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전환해야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시장은 수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창업 과열국’이다. 그러나 반짝 인기를 얻은 뒤 짧은 생을 마치는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한성대학교 대학원이 발표한 한 석사 논문에 따르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평균 존속 기간은 지난 2020년 기준 4.56년에 그쳤다. 같은 연구에서 프랜차이즈 본부(기업 단위)의 평균 존속 기간 역시 5.97년으로 조사됐다.
이후 한국프랜차이즈학회가 집계한 자료(2021년 기준)에서도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평균 존속연수는 5.7년으로, ‘5년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프랜차이즈 평균 존속기간은 약 47년, 일본은 20년 이상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 프랜차이즈의 수명이 미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낮다는 장점 뒤에는, 상생보다는 ‘한탕주의’가 지배하는 기형적 산업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외형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현황 통계 2024’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가맹점 수는 36만5014개, 프랜차이즈 본사 수는 8800여 개에 달했다. 수치만 보면 성장세지만, 브랜드당 평균 가맹점 수는 30개 수준으로, 이는 수많은 영세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대부분의 브랜드는 출범 5년도 채 되지 않아 사라진다.
이처럼 브랜드의 생명력이 짧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유행형 아이템’ 중심의 창업 구조 때문이다. 삼겹살 무한리필이 유행하면 돼지갈비 무한리필이, 이어 해산물 뷔페와 샤브샤브 무한리필이 등장한다.
한 아이템이 주목받으면 유사 브랜드가 복제하듯 쏟아지는 ‘복붙 창업’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유행은 길어야 2~3년. 결국 자본력 있는 본사만 버티고, 나머지는 줄줄이 문을 닫는다.
문제는 그 피해가 본사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맹점주들은 ‘이번엔 다를 것’이라 믿고 평생 모은 자금을 투자한다. 그러나 브랜드가 사라지면 남는 건 빚뿐이다.
이 과정에서 납품업체와 협력업체들도 거래처를 잃으며 연쇄적으로 도산한다. 유행형 프랜차이즈의 단명은 결국 산업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또 다른 문제는 본사의 수익 구조다. 국내 다수 프랜차이즈는 로열티 중심이 아닌, 가맹비·물류 마진·광고비 등 각종 수수료에 의존한다. 즉, 가맹점을 많이 열수록 본사가 버는 구조다 보니, 브랜드의 질적 성장보다 양적 확장에만 집중하게 된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 단순한 체계 아래, 본사가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극 지원하는 구조를 갖는다.
상생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조건이 됐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정적 모델을 설계해야 하고, 협력업체와의 공정한 거래 문화 또한 정착돼야 한다. 4~5년이면 죽는 사업에 누가 뛰어들겠는가?
‘한탕형 창업’의 시대는 끝났다. 브랜드가 오래가려면, 단기 유행이 아니라 신뢰와 지속 가능성을 쌓는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