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호황에도 한투證만 조용...빅딜 부재에 입지 '흔들'
IPO 제도 개선 이후 시장 활기 되찾았지만…한투만 '조용' 올해 하반기 IPO 주관 1건 불과...5년 만에 최저 실적 '빅딜 부재' 속 중소형 딜로 버텨...3개월 만에 인수수수료 1위→4위 '뚝'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7월 IPO 제도 개선 이후 명인제약 등 흥행 공모가 잇따르며 시장이 빠르게 재가동되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만은 유독 조용하다. 한때 굵직한 빅딜 라인업을 앞세워 ‘IPO 빅3’로 불리던 위상은 ‘빅딜 부재’과 ‘딜 공백’이 겹치며 흔들리고 있다. 이에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수수수료 1위로 업계 정상을 지켰지만, 하반기 들어 역대급 부진에 빠지며 존재감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제도 개선 이후 시장 회복…한투만 '조용'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거나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19곳(스팩·리츠 제외)에 달한다.
지난 7월 의무보유 확약 비율 확대와 수요예측 참여 자격 강화 등 IPO 제도 개선 이후 침체됐던 공모 시장은 에스투더블유, 명인제약 등 흥행 사례가 잇따르며 사실상 정상화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 명단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이름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하반기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IPO는 프로티나 한 건뿐이다. 현 시점에서 추가 증권신고서가 나오지 않는다면 연내 신규 상장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 실적은 1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2024년 하반기 11건, 2023년 하반기 7건, 2022년 하반기 6건, 2021년 하반기 9건을 주관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 5년 기준으로도 '역대급 부진'이다. 시장이 '잔치 분위기'를 되찾은 와중에, 한국투자증권만 잔치집 밖에 서 있는 셈이다.
대형 딜 실종…중소형 공모만 남아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대형 딜 라인업에서도 이렇다 할 신규 계약이 잡히지 않았다. 실제로 올해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기업은 아이지넷(140억원), 오름테라퓨틱(500억원), 더즌(225억원), 에이유브랜즈(320억원) 등으로 대부분 중소형 규모에 머문다. 과거 두산로보틱스(4212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7764억원), 에이치케이이노엔(5969억원), 롯데렌탈(8509억원) 등 '대어급 공모주 전문 하우스'로 불리던 시절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입지 약화가 뚜렷해지면서, 과거 NH·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이 주도하던 '빅3' 구도가 사실상 재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은 올해 LG CNC 등 대형 딜을 주관하며 인수금액 기준 1위를 차지했고, 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은 리브스메드·세미파이브 등 준대어급 딜뿐 아니라 노타·비츠로넥스텍 등 중소형 IPO도 연이어 확보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3개월 만에 1위에서 4위로…'딜 공백' 심화
빅딜 부재와 딜 공백은 인수수수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국투자증권은 인수수수료 82억원(리츠 포함)으로 IPO 부문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7월 프로티나·대신밸류리츠 등 두 건을 제외하면 신규 주관이 전무했고, 진행 중이던 대형 딜 일부가 연기되면서 3개월 만에 순위가 4위(98억원)로 밀려났다.
현재 1위는 뉴로핏, 지투지바이오 등 IPO 주관·인수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114억원)이 차지했고, 그 뒤를 KB증권(105억원)과 NH투자증권(105억)이 나란히 이어진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는 대형 딜이 다수 연기됐고 거래소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하반기 상장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의미 있는 성과가 기대된다"며 "내부 전략 수정은 없으며, IPO 영업에 집중하고 있고 유의미한 주관 계약 체결 건수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