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대출 통로 막혔다...대출 총량 규제에 저축은행 ‘계정 휴업’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관리 강화로 저축은행 영업 계정이 잇달아 휴업에 들어가면서 서민대출 창구가 빠르게 막히고 있다. 특히 6·27 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총량 목표가 대폭 축소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금융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6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전체 여신 잔액은 93조8627억원으로, 지난해 12월(97조9462억원) 대비 약 4조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동안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대출보다는 회수 중심의 보수적 영업 기조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도 3월 99조5873억원에서 5월 98조5315억원까지 줄어드는 등 예금 유입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에는 가계대출 수요 위축과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 관리 강화가 맞물리며 저축은행권의 대출 심사 기준이 크게 강화된 영향이 컸다.
이와 더불어 6·27 대책 이후 정부가 금융권 전체 대출총량 증가율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도록 주문하면서, 하반기 들어 저축은행들의 신규대출 창구가 빠르게 닫히기 시작했다.
일부 중·대형 저축은행은 영업계정별 대출 한도를 소진하면서 계정 휴업에 들어갔고, 신용대출과 무담보대출은 사실상 중단됐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중저신용자들의 자금 수요가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로 집중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로 대출 창구가 사실상 막히면서, 예금을 유치해도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이 같은 이유로 정기예금 금리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의 경우, 대출 심사가 거절 됨에 따라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상반기까지만 해도 감소세를 보이던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는 6·27 대책 이후 급증세로 돌아섰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 건수는 6월 1351건에서 7월 1629건, 8월 1907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신고·상담 건수는 9842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1만5397건)의 63%에 달해, 하반기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겉보기에는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신규 대출 축소에 따른 ‘통계상의 착시’일 수 있다”며 “실제로는 중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총량 규제가 오히려 서민금융을 위협하고, 취약차주를 제도권 밖으로 내모는 ‘풍선효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