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체계 없는 CS에 주먹구구식 운영”... ‘국내 첫 택배사’ 한진택배, 반복되는 ‘배송완료 사기극’

배송은 안 됐는데 ‘배송완료’ 문자 먼저… 1년 전 욕설 논란에도 개선 전무 고객센터·기사·발송처 간 소통 부재… 개인정보 관리도 허술

2025-10-23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최초의 택배기업 한진택배가 다시 한번 고객 불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배송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송완료’ 처리를 먼저 하는 사례가 명절마다 반복되고, 고객 클레임에 대한 응대는 늦거나 아예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채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욕설 논란으로 한차례 구설에 올랐던 한진택배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진택배

“배송완료 문자 받았는데… 택배는 없었다”


추석 연휴 직전, 소비자 A씨는 한진택배를 통해 선물세트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택배는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송 기사로부터 “배송완료처리 먼저 하겠습니다”라는 메세지와 함께, ‘배송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문자를 먼저 받았다. 불안한 마음에 기사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익일 새벽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그제서야 배송이 이뤄졌다.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선물세트가 냉동 생선이었는데, 박스를 여니 얼음은 이미 다 녹고 악취가 났다”며 “기사에게 전화했더니 ‘엔진열 때문’이라며 본인이 환불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배송기사는 환불을 위해 A씨에게 계좌번호와 이름 등 개인정보를 요구했고, A씨는 이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후 며칠이 지나도 환불금은 입금되지 않았다. 오히려 배송기사는 “지금 며칠째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있다”, “잠도 못 잔다”며 하소연만 늘어놓았다.

결국 A씨가 환불 여부를 재차 묻자 기사는 “친구가 그러는데, 환불 안 하고 버티면 발송처에서 대신 보상해준다더라”며 태도를 바꿨다.


고객센터는 ‘책임 미루기’...“담당자 배정 중입니다”


A씨는 한진택배 고객센터에 즉시 클레임을 접수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가 겹치며 전화 연결조차 어려웠고, 1:1 문의 게시판에 남긴 글에도 “보상 담당자가 배정되면 연락드리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며칠 후 걸려온 전화는 고객센터가 아닌 모르는 번호였다. 상대는 “한진택배인데요, 물건 다시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발송 접수 여부를 묻자 “그건 제가 아니라 다른 담당자가 처리한다”며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A씨는 다시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발송처에서 담당하는 부분이라 확인이 필요하다”며 며칠을 더 기다려달라는 답만 들었다. 결국 한진 본사·배송기사·발송처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A씨는 “본사에 민원을 걸었는데 왜 모르는 번호로 계속 연락이 오는지 의문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외부에 공유된 건 아닌지 불안했다”고 말했다.


‘국내 첫’ 택배사… 지금은 ‘명성’ 대신 ‘고객 불만’만


한진택배는 지난 1992년 국내 최초로 택배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는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모두 운영하고 있다.

B2C 프로세스는 ▲고객사 CSC에서 상품 집하 ▲B2C 허브 입고 및 권역별 분류 ▲하자 검수 및 배송 터미널 이관 ▲기사별 분류 및 배송 출발 문자 발송 ▲배송 완료 후 사진 등록 및 문자 발송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그러나 연휴·명절 등 물량이 몰리는 시기거나, 자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B2B와 B2C 물류는 함께 다뤄진다. 즉 사실상 B2C 프로세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없다. 특히 기사들이 실제 배송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배송완료’ 처리를 먼저 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송이 안 됐는데 배송완료 문자를 받고 항의하자, 기사에게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당시 한진택배는 “재발 방지를 위해 기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소통 부재·책임 회피”… CS 체계 사실상 ‘붕괴’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한진택배는 단순한 배송 오류 수준이 아니라, 고객 클레임에 대응하는 체계 자체가 부재하다”며 “CS(기업의 고객 응대) 측면에서 보면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A씨 역시 “고객센터, 기사, 발송처가 각각 따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도 누가 책임자인지조차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결국 A씨는 한진택배의 도움 없이 발송처에 직접 연락해 상품을 재수령했다. 그러나 한진 고객센터는 이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발송처와 연락이 안 된다”며 며칠을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한진택배는 여전히 ‘국내 1세대 택배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객 서비스 품질은 그에 걸맞지 않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반복되는 ‘배송완료 처리 오류’와 ‘늦장 대응’, ‘책임 회피’는 단순한 불만 수준을 넘어 기업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에 명절마다 반복되는 동일한 불만은 더 이상 ‘일시적 사고’가 아니다.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