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손해보험, 보험금 '늑장 지급' 비율 1년 새 2배↑... 손보업계 독보적 1위 '불명예'
농협손보, 상반기 추가소요 지급비율 10.54%... 전년比 5.24%p↑ 업계 평균치 3배 가량 상회... 10% 이상은 농협손보가 '유일' 추가소요 지급비율, 약관보다 보험금 지급 '늦은' 건수의 비중 수치 상승 시 소비자 신뢰 등 저하 우려... 농협손보, 고객 만족도 관련 지표 '악화'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 상반기 NH농협손해보험의 보험금 '늑장 지급' 비율이 손해보험업계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율이 1년 새 2배 가까이 폭증한 결과다. 보험금 지급이 늦어질수록 고객 신뢰도와 만족도 등이 적잖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농협손보가 보험금 심사·지급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녹색경제신문>이 손해보험협회 공시 등을 확인한 결과 올 상반기 국내 16개 손해보험사의 추가소요 지급비율 평균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3.6%로 집계됐다. 추가소요 지급비율은 보험사가 약관에서 약속한 일자보다 보험금 지급을 늦게 한 건수를 전체 보험금 지급건수로 나눈 값으로, 해당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은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는 경우가 그만큼 잦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농협손보의 추가소요 지급비율이 유독 높았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농협손보의 추가소요 지급비율은 10.54%로 전년 동기 대비 5.24%포인트(p) 상승했다. 농협손보의 추가소요 지급비율이 업계 평균을 3배 가량 상회했다는 얘기다. 손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추가소요 지급비율이 10% 이상이었던 곳은 16개 손보사 중 농협손보가 유일하다.
아울러 농협손보의 비율 상승폭 역시 압도적 1위였다. 이 기간 16개 손보사들의 추가소요 지급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0.12%p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농협손보만이 3%p 이상의 비율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화손보(2.63%→1.71%), 흥국화재(1.67%→1.32%), 라이나손보(2.63%→1.8%) 등이 해당 비율을 낮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농협손보의 추가소요 지급비율은 상해·운전자·재물·질병·실손보험 등 각 보험 상품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농협손보의 보험금 심사·지급이 전 영역에서 지난해보다 늦어졌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상품 중에서는 질병보험의 추가소요 지급비율이 지난해 상반기 11.42%에서 올 상반기 30.38%로 18.96%p 폭증하며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으며, 이어 실손보험(2.71%→7.68%·4.97%p↑), 운전자보험(3.29%→8.09%·4.8%p↑), 상해보험(11.35%→16.14%·4.79%p↑) 등이 뒤를 따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소형사를 제외한 중·대형 손보사들의 경우 상품 포트폴리오 등에서 크게 차이가 없어 추가소요 지급비율도 때마다 비슷하게 수렴하는 편"이라며 "최근 몇몇 생명보험사들의 추가소요 지급비율이 건강보험 판매 확대와 그로 인한 보험금 지급 요청 증가 때문에 갑작스레 증가했는데, 농협손보도 이와 유사한 사례인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문제는 추가소요 지급비율이 높아지면 고객 신뢰도와 만족도 등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금 지급이 늦어질 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사에 대해 크고 작은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탓이다. 보험업계에서 농협손보를 향해 보험금 심사·지급 시스템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 이유다.
실제로 농협손보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지표는 이미 악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농협손보의 청구이후 해지비율은 0.94%로 전년 동기 대비 0.24%p 상승했다. 이는 업계 평균(0.2%)보다 4.5배 이상 높은 수치로, 같은 시기 총자산 2조원 이상의 손보사 가운데 해당 비율이 0.25%를 상회하는 곳은 농협손보뿐이다. 즉, 올 상반기 농협손보는 추가소요 지급비율과 마찬가지로 청구이후 해지비율 또한 독보적으로 높았던 셈이다.
청구 이후 해지비율은 보험금 청구가 발생한 계약 중 일정 기간 내 해지된 계약의 비율을 의미한다.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지급 거절이나 절차 지연 등으로 고객이 불만을 느껴 계약을 해지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 비율은 보험사의 소비자 경험 수준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손보로서는 보험금 관련 프로세스 등에서 고객이 불만족할만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보험금 지급은 고객 만족도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라며 "많은 보험사들이 시스템 고도화 및 효율화를 통해 보험금 지급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개선하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손보 관계자는 추가소요 지급비율과 관련해 "상반기 산불과 홍수 등 재해로 인한 고액 보험금 청구가 늘어났는데 이를 원활하게 지급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하다보니 다른 측면에서 (보험금 지급이) 늦어진 부분이 있었다"며 "보험금 지급 속도 등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상반기 도입한 인공지능(AI) 기반의 보험금 자동심사 시스템을 지속 고도화하고, 업무 적용 범위 등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