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8년간 금융사고 715억 원…감독 사각지대 ‘경고등’
횡령이 전체 피해의 60% 차지…징계 후에도 미회수액 177억 원 감독권 일원화 요구 커지며 제도 개편 논의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가 지난 8년간 7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대출과 직원 횡령 등 내부 관리 부실이 반복되면서 제도적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고의 상당 부분이 내부 직원의 횡령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피해 금액은 총 714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역금융기관 중에서도 상당히 큰 규모로, 사고 유형과 재발 가능성 모두에서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사고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직원 횡령이었다. 고객 예탁금과 현금 시재금을 가로채는 방식의 횡령 사고는 총 84건으로 피해액만 429억 원에 달했다. 이어 허위 대출이나 과다 감정 등 배임 사고도 11건, 피해액 123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사고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피해액이 83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다가 최근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점이 눈에 띈다. 올해 8월까지의 금융사고 피해액은 이미 36억 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사고액(29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새마을금고의 내부 통제 및 감독 체계가 여전히 취약함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더욱 문제는 사고 발생 후에도 피해액의 상당 부분이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징계 대상이 확정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수되지 않은 금액이 17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수 지연은 단순 재정 손실을 넘어 지역금융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마을금고는 지역 기반 금융기관이라는 특성상 중앙 집중형 감독망이 미비하고, 대부분 행정안전부의 관리 체계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과의 유기적 공조가 어려워 사고 발생 후 신속한 대응이 늦어지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돼 왔다.
허 의원은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지적이 반복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체계 개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동일 업무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금융당국으로 감독권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는 현재 금융당국과 합동으로 새마을금고에 대한 정밀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합동 감사는 조직 운영, 내부통제, 사고 예방 시스템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는 형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별 금융사고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지역금융기관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감독 체계의 현대화와 내부 통제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새마을금고가 취약계층 금융 접근성을 담당하는 만큼, 사고로 인한 신뢰 훼손은 지역 금융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사실상 준(準)금융기관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감독 체계는 여전히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제도 개편이 지연될 경우 사고가 반복되고 규모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새마을금고 사태는 단순한 내부 관리 부실을 넘어 감독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금융당국으로의 감독권 일원화와 내부통제 강화 방안이 제도화되지 않는다면, 유사 사고는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전망이다.